:: 아직은 도전할 때
지난 한 달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계약직 직원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상하기 직전인 졸업을 앞둔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왔고, 그 졸업을 위해 논문을 쓰고 집-학교-회사를 미친 듯이 왔다 갔다 했다. 항공권을 체크하고 예약이 필요한 부분도 다 마무리했다. 여유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스키장에서 관광가이드이자 통역사로 알바도 했었고, 네팔에서의 한량 짓을 위한 기타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난 한 달을 돌아보니 그동안 해왔던 여행들 중에서 가장 바쁘게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일을 그만두고 조금 생활에 조금씩 여유가 생기니 예전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설렘이 이제야 밀려온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여행을 준비하며 그 여행을 상상하는 시간이라고 누가 그랬더라... 여하튼 나는 지금 행복한 나날들을 만끽하는 중이다.
그동안 나에게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일은 언제나 도전과 관련 있는 일들이 많았다. 8년 전 처음으로 집과 우리나라를 떠나 처음 중국에 갔을 때, 재작년 다시 한 번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을 때 그리고 900km를 걷기 위해 스페인으로 떠났을 때, 심지어 첫 직장생활이었던 인턴도 비행기를 타고 3시간을 날아간 대만에서였다. 지금 보니 지난 10년간 내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이런 나를 보고 누군가는 부럽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대단하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말한다. 특히 무모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한 마디.
니 나이가 몇인데
나도 한 때는 니 나이가 몇이냐는 물음에 부단히 흔들렸었다. '내가 지금 이런 일을 벌려도 되는 건가?' 하는 물음에 나는 손쉽게 괜찮다고 말하며 나 스스로를 격려해주지 못했다. 중국을 다녀오며 남들보다 2년이나 늦었다는 생각에 흔들렸고 군대에서 보낸 2년은 세계에서 경쟁하고자 다짐했던 나에게 큰 페널티로 다가왔다. 이 남들보다 뒤쳐졌다는 생각이 내가 나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지 못한 가장 큰 이유였다. 그렇게 흔들리고 있던 나를 다시 잡아준 건 바로 도전이 주는 두근거림이었다.
처음의 두근거림을 기억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자신이 너무나도 하고 싶은 일을 만났을 때 다가오는 두근거림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나는 힘든 나날들을 보내면서도 마음속에 인생 모토를 품어두고 잊지 않았기에 다시금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도전이 주는 그 가슴 떨림은 늘 그렇듯 도전에 대한 용기를 주는 큰 힘이자 한 번 느껴본 사람은 다시 찾게 되고 결국 벗어 날 수 없는 마약과도 같아서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무엇인가에 도전하게 만든다. 바로 이 두근거림 덕분에 남들과 같은 고민을 하면서도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나도 매일 내 앞날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나라고 뭐 고민 없이 모든 일들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가장 큰 금전적인 고민을 덜어줄 재산도 없고, 무작정 다른 나라에 가서 갖은 궂은 일들을 해가며 살아갈 용기도 아직 없다. 다만 아직은 더 경험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 열망, 내 한계를 보고 싶다 라는 갈음이 있어 남들이 무모하다고 하는 도전들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언젠가는 도전을 멈추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들로 내 인생의 안정을 위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때가 올 거다. 그렇지만 아직은 더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 않기에, 더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가고 싶기에 아직은, 아직은 더 무엇인가에 도전해보고 싶다.
계속되는 고민 그리고 언제일지 모르는 도전이 끝나게 될 순간. 그래도 아직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직 미련을 가지고 다음을 계획하는 것이 아직은 그 '때'가 오지 않음을 알려주며 나 자신으로 하여금 다시 한 번 가슴 뛰게 하는 일을 찾게 하고 있다.
그래서 다음 도전은 히말라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