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맞서는, 현재의 나
2024년, 갑진년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다름 아닌 브런치였다.
작년 초에 두 번의 시도 끝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허나 나는 한결같이 블로그만을 애용하였다. 10년 차 블로거인 내게, 블로그는 마치 마음속 안식처와도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는 참 다양하고 매력적인 작가님들이 모여있다. 하굣길에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을 실으면, 어김없이 이곳에 들어와 작가님들의 글을 정독하였다. 다들 하나같이 글솜씨가 빼어났다. 글을 읽을 때면 '나도 다시 글을 써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들처럼 장문의 글을 주기적으로 쓸 여유가 없었을뿐더러 내 글솜씨는 이들과 견줄 바가 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반면 블로그는 그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그렇게 크고 작은 일상, 길고 짧은 문장을 하나둘씩 기록해 가며 2023년을 마무리하였다.
허나 평소에도 내 블로그를 꾸준히 방문하는 사람들과 점차 친해지게 되면서, 더 이상 나만의 공간에 나만의 이야기를 맘 편히 풀어둘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블로그에 심적으로 힘든 이야기나 고민걱정과도 같은 이야기를 주로 기록하다. 허나 그 누구라도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보다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를 더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힘든 일이 원체 자주 있었다 보니, 처음에는 나를 걱정하고 위로해 주던 사람들도 이제는 발걸음이 예전 같지 않았다. 물론 누군가의 위로를 바라고 적은 글은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사라지니 원체 없던 것보다도 못한 서글픔을 느꼈다.
올해는 브런치와 다시 친해져보려고 한다. 아니, 정확히는 친해지고 싶다. 이미 대학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내게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여유가 또 있을까 싶다. 이미 하고 싶은 일이 넘치도록 많아 취업준비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허나 앞으로는 실제 내 모습을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이곳에서, 그동안 마음 깊은 속 꾹꾹 눌어두었던 감정의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내볼 것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차마 말할 수 없었던 것들.
작년에는 힘들었으니 올해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지금의 나는 작년보다 훨씬 더 성장했으니까.
올해는 또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