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싱킹 어프로치의 유일한 가설은 혁신의 실마리가 고객에게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기업에서 이뤄지는 많은 혁신들은 그들이 생산하는 결과물 즉, 제품과 서비스의 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혁신의 최종 결과물이 제품이어야 하고, 서비스 회사의 경우, 마찬가지로 그들의 최종 결과물이 서비스로 나오게 되죠. 이는 기업들이 과거 그들이 이뤘던 성공의 프레임에 대한 믿음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과거에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서 성공했던 제조사는 똑같은 패턴의 성공 규칙이 그들의 새로운 혁신에서도 당연시 적용된다고 믿습니다. 혁신하려는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성공 규칙에 대한 이러한 믿음은 혁신의 장애요인이 됩니다. 왜냐하면 디자인 싱킹의 어프로치를 통해 진정한 고객의 가치를 발굴했다 하더라도 이를 과도하게 과거 성공의 틀에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고객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버려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고객은 기업 혁신 활동의 결과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또한 기업들은 그들이 가진 기술과 사업 역량에 대해서도 신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고,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사업적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믿거나, 사업의 성공은 결국 사업적 역량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은 최고 수준의 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보다는 그들에게 높은 가치가 인지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각 개별 부품의 성능이 우수한 안드로이드 폰보다 사용자의 직관적인 이용에 가치를 부여한 아이폰에 대한 고객 애착이 높은 이유도, 많은 구색을 갖추고 있는 종합 온라인 쇼핑몰보다는 새벽 배송을 표방하는 특정 식료품 쇼핑몰에 대한 고객 선호가 높은 것도 이러한 고객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죠.
같은 맥락에서 최근 혁신 기업들의 성공 공식을 찾아보면 전통적인 성공에 대한 믿음이나 규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거 그들의 성공 공식을 파괴하거나, 기술이나 사업적 역량 없이도 거대한 성공을 이루는 혁신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죠. 그러나 최근의 혁신 성공 기업들에게도 존재하는 하나의 공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고객이 혁신의 가장 강력한 단초를 제공한다는 가설을 갖는 것입니다. 이들이 믿는 혁신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형태적, 기술적 진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이용하는 고객의 체감 가치가 기존 대비 현저하게 나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고객에게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를 여전히 이용하게 하면서 좀 더 나은 옵션의 형태로 주어지는 신제품과 서비스를 혁신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로 인해 고객이 이용하던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생활 방식을 갖게 되는 수준이 혁신으로 정의됩니다.
따라서, 기업은 혁신의 지향점을 고객이 느끼는 가치 조합의 극대치에 두어야 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할 때도 제품의 기능과 성능이 아닌 가치 전달에 초점을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사진#1. 샌프란시스코의 한 쇼핑몰에서 발견한 1회용 스마트폰용 배터리 자판기입니다. 기술이나 패키지 디자인의 수준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고객이 느끼는 가치의 크기는 크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충전의 기본 가치 외에 고객은 어떤 추가 가치를 직감할 수 있을까요?
사진#2.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발견한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의 모습입니다. 거리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직접 타는 사람을 본 것은 아니지만 언덕이 많은 도시의 특성상 전기 자전거는 꽤 매력적으로 판단됩니다. 과연 기존 교통수단의 대안으로 고객이 선택할까요?
사진#3. 서울의 한 헌혈의 집에 비치되어 있는 스트레스 측정 장비입니다. 대기하는 동안 헌혈자가 측정해볼 수 있도록 비치된 것인데요. 이를 직접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고객은 이 새로운 기기를 보고 어떤 가치를 느낄까요?
사진#4. 인천 공항에서 발견한 안내 로봇의 모습입니다. 로봇이 안내도 해 준다는 기술의 우월함 그리고 신기함을 제공해 주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만, 과연 안내가 필요한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이 로봇으로 인해 공항 방문객들은 안내의 편리함이 증대되었다 느낄까요?
+공급자가 주고자 하여 만들어낸 고객 가치와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는 차이가 있습니다.
++최고의 조합이 최대의 가치를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고객은 최적의 조합을 통해 창출되는 가치가 최대라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