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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r But Sexy

<독일-베를린>

by 케빈

몇 년 전 한 잡지에서 베를린에 관한 사진을 보게 되었다. '유대인 학살 추모비'를 찍은 거였는데 , 그 당시 아무 정보 없이 봤을 때는 너무 아름다웠다. 그래서 사진이 아닌 내 두 눈으로 보고 싶어 꼭 한번 베를린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후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이번에 독일을 여행하게 되었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뉘른베르크를 일찍 떠나 베를린을 들린 후 오스트리아에 가려했다. 하지만 뉘른베르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에, 베를린을 향한 나의 마음은 다시 곱게 접어 넣어두었다.


이렇게 나는 베를린을 쉽게 놓았지만, 정작 베를린은 나를 쉽사리 놓지 않았다.


저녁을 먹으면서 클라라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일 친구랑 베를린에 간다는 것이다. 순간 생각해보니 같이 가면 더 재밌을 것 같아 “혹시.. 나도 같이 가도 괜찮을까?" “당연하지!!”라고 초대해주어서 생각지도 못한 베를린 여행이 시작되었다.


“Poor but Sexy”

베를린을 상징하는 문장인데, 이곳을 여행을 하다 보니 과연 이보다 베를린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이 있을까 싶었다. 파리처럼 엄청나게 화려하지도, 마드리드처럼 편안한 느낌도 아니었다. 이 '베를린'만의 느낌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평범한 단어로는 수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들도 ' Sexy'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정말 갈피를 잡을수 없었던 도시이다

또한 한국인이라면 이곳이 주는 분위기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받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를 것 같았다. 과거 우리의 일제강점기와 아직까지 분단되고 있는 남, 북의 상황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독일, 베를린의 분단과 상당히 닮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았다. 물론 나에게도 이 도시는 많은 질문과 생각을 던졌다.


끝으로 이 묘한 도시에 작은 바람이 있다면, 다음번에는 밤의 ‘베를린’도 제대로 한번 느껴보고 싶다.


p.s 클라라 덕분에 방문할 수 있었던 나의 '베를린'이기에 ,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Danke Schön Clara!:p


2019.09.24

In Berlin,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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