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뉘른베르크, 가족>
독일을 떠나 오스트리아에서 맞은 첫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였다.
한국을 떠날 때도, 스웨덴의 누나 집을 떠날 때도 이렇게 그립지 않았고, 여행을 하며 누군가와 헤어져도 이렇게 아쉬운 느낌이 든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곳을 떠날 때는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너무 그립고, 그들과 헤어져야만 하는 게 너무 아쉬웠다.
한번 곰곰이 곱씹어 보았다. 왜 이 생각이 나의 '마음’의 문을 두드렸는지
나의 집, 한국을 떠날 때는 정신이 없어도 너무 없었기도 했고, 또 이곳은 내가 무조건 돌아가야 되는, '약속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독일은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기약이 없는 곳이니 더욱 그리웠을 것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 사랑을 했고, 사랑을 해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
그저 같이 밥 먹으면서, 웃고 이야기한 그런 평범한 시간들도 너무 사랑스러웠고 소중했다. 또한 우리는 뉘른베르크, 뮌헨, 베를린, 두 번의 옥토버페스트와 마지막을 정말 멋지게 장식한 사우나까지 많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며, 그들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었고, 나도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들이 내게 준 사랑,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이 글을 적는 지금 우리 집 ‘식구’ ,즉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것 먹으면서 웃고 이야기하는 그런 '인생의 행복한 순간'들이 너무 그립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동생들 그리고 멍멍이들까지.
'언어의 온도'에서 이기주 작가가 "삶은 내 곁은 맴도는 대상과 오해와 관계를 맺고 풀어가는 일이다”라는 말을 했듯,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이별이 있어야 새로운 만남이 있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그립다.
사랑합니다 나의 가족들
2019.10.06
In Nuremberg, Ger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