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의 인생 2막 성장 스토리
2년 전에 다이어트를 한 후로 유지를 하다 정신줄을 놓았었다. 이별도 큰 원인이었고 환경이 변한 것 등등 많은 스트레스가 원인이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냥 간단하게 많이 먹었다. 원 없이 먹었었다. 그래도 몇 개월 바짝 식단조절하면 살이 빠질 수 있다는 생각에 별생각 없이 지내왔다. 그런데 이번은 많이 달랐다. 살이 붙는 속도도 이상했거니와 몸 여기저기 아픈 곳도 생겨났다. 우선 몸무게는 인생 살면서 단 한 번도 생각하지도 않았었던 70kg을 단숨에 넘어버렸다. 60kg이 넘어서 충격에 다이어트를 시작했던 게 무색하게 이 작은 키에 그 따위 몸무게가 기어이 넘어버렸다. 그래도 급찐급빠가 가능할 거라며 안일하게 생각했었는데 그게 정말 이상했다. 아무리 굶어도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혈압이 미친 듯이 올랐다. 고혈압 전단계를 가뿐히 넘어 고혈압 2단계 정도의 수치가 매일 나왔다. 매일 머리가 아프고 진짜 드라마처럼 뒷골이 뻐근했다. 그리고 손가락 관절에 이상이 생겼다. 손가락뿐 아니라 모든 관절이 삐걱거리고 아팠다. 그리고 온몸에 미친 듯이 가려움증이 시작되었고 얼굴에는 열꽃도 피었다. 이런 식이면 병원을 몇 군데를 가야 하는 건지 감도 안 올정도로 몸이 너무너무 아팠다.
관절병원을 다니고 3달을 약을 먹어도 호전이 되지 않고 절망감에 사로잡힐 즈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때가 되었다는 생각. 생각을 바꾸고 삶의 태도를 바꿔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50년을 쓴 몸은 망가지기 전에 경고장을 날리고 있던 것이었다.
그걸 모른척할 수가 없었다. 이젠 전과는 아예 다른 몸이 된 나를 받아들여야 했다. 헬스를 끊고 인바디를 측정했다. 정말 인생 살면서 본적 없는 체지방과 골격근이었다. 다이어트를 한 후 2년 사이에 내 몸의 골격근은 최저로 빠졌고 그 사이를 체지방이 채우게 된 것이다. 사람의 체지방이 이렇게 찔 수도 있구나를 처음 느꼈다. 항상 근육부자라고 자부했던 내가 터무니없는 골격근수치를 받고 난 후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내 몸은 30살 이후로 다시 한번 변환기를 맞았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비슷하게 먹어도 체지방만 늘고 오히려 근육은 빠지는 이상한 몸이 된 것이다. 아니 이상하다기 보다 그럴 나이가 된 것이다. 몸 여기저기 관절이 아픈 것도 심지어 눈이 안 보이는 것조차 노화가 진행된 이유였던 것이다.
난 정말 늙은 거다.
이게 기정사실화 되니 약간 오기가 생겼다.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지만 아프게 살고 싶진 않았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그동안은 최소한 내 몸에 놀라는 일은 없이 살고 싶어 졌다. 그래서 몸의 아픈 증상에 좋다는 모든 영양제를 사서 먹기 시작했다. 너무 웃긴 게 젊을 때는 전혀 효과가 없던 영양제들을 조금씩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 몸이 안 좋긴 했나 보다.
그리고 몸에 나쁘다는 일체의 행동들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실천했다. 우선 먹는 것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레몬즙을 시작으로 최대한 클린 한 식단을 하려고 마음먹고 술 먹는 횟수를 최대한 줄이고 특히 저녁에 음식 먹는 걸 줄이려고 노력했다. 여러 가지 자가 실험을 해본 결과 나는 저녁을 가볍게 먹는 게 가장 몸의 컨디션이 좋았다. 저녁을 적게 먹기 위해선 평생의 식습관을 바꿔야 했다.
아침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20살 이후론 먹어본 적 없던 아침을 먹어야 저녁을 적게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요구르트와 반숙란을 먹었다. 점심은 먹고 싶은 걸 먹되 몸에 나쁜 설탕이나 정제탄수화물은 최대한 줄이면서 양질의 단백질과 채소를 먹었다. 대신 저녁은 5시 정도에 프로틴과 차전자피를 먹는 걸로 대신했다.
그리고 헬스는 평생 가지고 가는 취미다 생각하고 즐겁게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루틴을 정하고 예전과는 다르게 그저 큰 근육을 키우는 걸로 목표를 삼았다. 정말 근부자였던 나에게 골격근량이 너무 충격이어서 몸매 따위 생각지 않고 큰 근육위주로 근력 운동을 했다.
그래도 근력이 예전처럼 늘어나진 않았다. 그냥 받아들였다. 또한 아무리 유산소를 하고 먹는 걸 줄여도 체지방 또한 줄지 않았다. 그 또한 받아들였다. 예전과는 정말 아예 다른 몸이 되었다는 생각에 예전과는 아예 다르게 운동을 해야만 했다.
그저 오늘 하루 마무리를 운동을 하면서 빠지는 근력을 붙잡는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했다. 비록 체지방도 근력도 변화가 없지만 점점 혈압이 낮아지는걸 보면서 몸도 조금씩 좋아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지금 이제 겨우 급하게 며칠 동안 찐 3kg이 겨우 빠졌다. 예전 같았으면 좀 잘 먹어서 찐 3kg 정도의 살은 급찐급 빠라는 이름으로 며칠 만에 빠지기 일쑤였는데 그 1주간 찐 3kg의 살을 빼기 위해 한 달의 시간이 걸리는 몸이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너무 우울하다는 생각에 포커스를 혈압이나 혈당에 맞췄다. 살은 비록 느리게 빠지지만 내 혈압이 조금씩 떨어지는 걸 보면서 그래도 매일매일의 수고가 헛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역시 헬스장에 다녀왔지만 여전히 과체중이다. 아직 갈길이 한참 멀었고 빼야 할 살은 예전의 두 배가 된다. 그래도 이렇게 매일매일 헬스를 다니면서 한 가지 결심한 게 있다. 내 나이가 50,60,70이 되어도 헬스장 등록을 하고 근력운동을 하고 절대 지금의 골격근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하리라는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음식도 정말 좋은 걸 적게 평생 잘 먹고살아야겠다는 목표 또한 생겼다.
이 모든 게 사실 나를 돌봐주거나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이 혼자가 되면서 생각하게 된 거지만 어떻게 보면 나에게는 좋은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지금은 나를 돌봐주거나 도와줄 사람이 주위에 없으니 스스로 챙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혼자가 돼서 좋은 게 있긴 있구나… 허무한 웃음만 난다.
그래도 오늘도 여전히 아침 점심 챙겨 먹고 저녁프로틴 먹고 새는 근육 막으러 헬스장으로 출근한다.
40대 인생 2막의 여덟 번째 버킷리스트는 평생헬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