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의 인생 P(현재) 막 일상다반사
요즘 서초동이라는 변호사의 삶을 다룬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중이다. 무언가 주위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에피소드로 다뤄서 그런지 재미있게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 에피소드 중에 학폭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해자에게 오히려 가해를 해서 재판에 넘어간 고3의 내용이 나왔었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회사 생활이 힘들어서 그런지 과연 내가 그 상황이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엔 왕따 같은 문화가 없었던 때라 너무 다행인지도 모르겠지만 모르긴 해도 너무 예민하고 초민감한 나는 아마 그런 상황에 처해진다면 아주 빠르게 병들어 갈 것 같다. 그 아이처럼 1년이란 세월을 버티진 못할 것 같고 몇 개 월내에 피폐하고 병들어 갈 것이고 어쩌면 미성년자인 나를 도와줄 어른이 없다는 생각에 그 아이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해자를 다시 가해하지 않고 그저 삶을 포기할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보험회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가장이 삶을 포기한 내용이었다. 이걸 보면서 생각했다. 과연 내가 이 상황이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처럼 일을 무조건 해야 하고 일정금액 이상의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인데 나의 실적 때문에 동료들을 퇴근을 못하게 하는 압박이 있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나는 어땠을까? 어쩌면 나도 그 가장 같은 선택을 분명히 했을 것 같다. 내가 죽기보다 싫어하는 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라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힘들지만 내가 부양해야 하는 가족들에게 나의 무능력으로 피해를 준다는 생각에 어쩌면 나 역시 그런 선택을 했을 것 같다.
그리고 변호사 중에 한 사람이 임신을 해서 육아휴직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대표와의 갈등을 그린 에피소드도 있었다. 당연한 권리라고 하면서 육아휴직을 써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데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육아휴직을 쓰는 1년 동안 내 일을 대신해 줄 대체자를 단기로 뽑는다고 하더라도 그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나의 성향과는 맞지 않고 너무 불편한 나머지 회사를 관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변호사라고 다 좋은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나 거짓말을 잘 못하고 나쁜 짓이나 규범에 벗어난걸 끔찍하게 싫어하는 나로서는 변호사라는 직업은 정말 나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하는 패션디자이너의 일도 나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이 일은 진짜 협업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패터너들과 공장관리자들부터 MD에 심지어 포토그래퍼까지도 협업을 해야 하는 정말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의 특성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성향과는 정말 맞지 않다. 특히 영업이나 사람들 상대하는 게 너무 싫어서 디자이너를 하기로 결심한 나에게는 영업을 해야 하는 지금 상황들이 너무 힘들다. 회사사람들과 거래처와 관계를 맺는 것도 힘든데 연차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영업과는 뗄 수 없는 업무들이 너무 많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박봉에 꾸역꾸역 디자이너 따위 하지 않고 그냥 영업을 했을 것 같다.
이것도 맞지 않고 저것도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궁금해졌다.
나처럼 아주 예민하고 초 민감한 사람들은 대체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어떤 일을 해야 이런 지옥 같은 생활에서 조금은 행복함을 느끼고 일할 수 있을까? 은퇴시기도 다가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돈을 벌어야 하는 내 처지에 은퇴는 있을 수 없기에 대체 나는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지금과는 조금은 다르게 행복함을 아주 콩알만큼은 느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아주 예민하다. 남들은 느끼지 못한걸 아주 가깝게 느낀다. 특히 상대방의 불편한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상대방이 나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귀신같이 캐치한다. 그래서 너무 힘들다. 상대방은 나에 대해 순간적으로 싫은 감정을 느껴서 하는 행동들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그게 느껴지고 그 감정들이 쌓이다 보면 “아 이 사람은 나를 이만큼 싫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상대방은 그저 순간순간 싫은 티를 혼자 조용히 낸 건데 나는 그걸 알아차리다 보니 결국 내쪽에서 마음의 문을 닫게 되고 불편한 마음에 상대방과 단절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연락하는 직장동료도 없지만 친구들도 없다.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가지다가 결국 내쪽에서 손절하게 된다.
사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순간순간 상대방에게 불만이나 싫은 감정이 생길 수도 있다. 그걸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우야무야 넘어가는 별 것 아닌 감정들인데 난 그걸 캐치하고 마음속에 새기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생활하는 게 너무 버겁다. 너무 힘든 삶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본가에서도 독립한 거고 회사도 아주 길게 근무하지는 못한 것 같다. 우연인지 순하게 생각 외모 때문인지 알 순 없지만 흔히 말하는 개 같은 상사를 자주 만났고 견디지 못해서 관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이번회사에서도 그런 상사를 만났고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말하는지 느껴졌고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게 너무나 느껴졌다. 그녀가 원한 건 단순했다. 본인을 치켜세워주면서도 그녀에게 살갑게 대해주면서 우쭈쭈 거리는 걸 원했었다. 그러나 거짓말 못하고 정치질은 죽어도 못하는 내 성격상 비위를 맞출 순 없었다. 결국 적이 되었다. 결국 그녀는 나에게 매일매일 소리치고 마치 내가 살아있으면 안 되는 사람처럼 나를 깎아내렸다. 거래처나 동료들 앞에서 나를 하대했고 그 결과 거래처도 동료나 밑에 친구들도 내 말을 듣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사장측근들에게 나를 쓰레기로 만들면서 모함했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그녀를 분명 누가 봐도 상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권력이라는 말에 힘을 가졌고 나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그녀의 압박과 학대에 나는 주눅 들었고 안 그래도 초민감자인 나는 나르시시스트를 만나 점점 더 작아지게 되었다.
어쩌면 나는 점점 그녀의 모함 속에 사람과 같은 사람이 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심지어 그런 사람이 되어 반박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나라는 사람은 디자이너든 뭐든 간에 사회생활과는 맞지 않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먹는 것부터 냄새에 시각에 심지어 시각까지 예민한 나인데 무던한 척 먹는 것도 가리는 게 없는 척 사는 것도 이젠 좀 진절머리가 난다. 나름 사회생활에 적응한답시고 무표정으로 무던한 사람인척 포장하고 살고 있고 그런 나는 결국 나르시시스트나 소시오패스 성향이 있는 상사들의 타깃이 되었던 것 같다.
정말 민감함과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 하는 마음이 만나는 건 최악인 것 같다.
이런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나는 뭘 하고 살아야 하는 걸까?
어떤 걸 해야 행복할까?
아주 원론적으로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야 행복이란 걸 할 수 있을까?
나의 이런 예민한 성격은 과연 어떤 일을 해야 행복이란 걸 느끼고 살 수 있을까?
그걸 찾아가는 게 인생이라지만 너무 혼란스럽다.
출근해야 함에도 잠들지 못하는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쓰며 새벽을 맞이한다.
오늘도 나를 갉아내면서 견딜 하루를 맞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