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먼저 보내신 사람들

보내심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by 열정후니

감사합니다, 주님!


4년 전, 회사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정리되며 관련 인원들이 각 사업부로 흩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목민처럼 떠돌던 그분들 또한 자연스럽게 제가 맡고 있던 팀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연배도 높으시고, 경험과 연륜도 깊으신 분들.
억울하게도 오랜 시간 담당해 오던 사업을 접어야 했고, 그 여파로 정리의 흐름 속에 놓이게 된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솔직히 첫 만남과 첫인상은 제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랜 회사 생활 동안 제가 몸담아 온 조직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계셨던 분들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이와 경력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두 분 모두 과거에 리더의 자리를 경험하신 분들이었고, 첫인상은 다소 깐깐해 보이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 기우였음을 깨닫는 데에는 며칠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항상 리더인 저를 존중해 주시고, 사려 깊게 살펴 주셨으며,
치기 어린 저를 ‘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진심으로 신뢰하고 충실히 따라주셨습니다.
잠시나마 걱정하고 의심했던 제 자신이 오히려 죄송해질 정도였습니다.


회사의 중간관리자이자 팀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나름의 역경과 고난을 동반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분들은
때로는 따뜻한 동반자처럼,
때로는 교회의 장로님처럼,
때로는 친근한 형님처럼 제 곁을 지켜 주셨습니다.


무례하지 않으면서도 진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마음으로,
함께 웃고 함께 울어 주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내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 역할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습니다.


그날은 참으로 억울했고, 제 자신에게도 화가 났으며,
사내 정치판을 만들어 낸 그 세력에 대한 원망이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올랐습니다.
그러나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결국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바로 그때, 그분들은 제 곁에서 말없이 함께 울어 주셨습니다.
조용히 어깨를 감싸 주시던 그 손,
아무 말 없이 옆을 지켜 주시던 그 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날 우리는 노래방에 가서 마음속에 쌓인 앙금을 토해 내듯,
피를 토하듯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그 순간에도 그분들은 끝까지 함께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이런 말씀을 건네주셨습니다.
“○팀장님, 많이 억울하고 섭섭하신 마음 잘 압니다.
저희도 곁에서 다 지켜봤으니까요.
저희 역시 예상치 못한 사업 철수로 떠내려와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함께 힘을 내 봅시다.”
그 말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죄송함이 밀려오는 위로의 말이었습니다.


이제야 깨닫습니다.
그분들이 왜 제게 오셨고, 왜 함께하게 되었는지를.
그것은 위대하신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긍휼하심이었습니다.


지금 저는 리더의 자리에서 내려와 실무의 자리로 백의종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함께 일했던 후배를 팀장으로 모시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감사와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팀장이 늘 고맙다는 피드백을 전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팀장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것은 바로 과거에 함께하셨던 그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마도 주님께서는
앞으로 제 앞에 닥쳐올 삶의 변화와 환경의 흔들림 속에서도
견뎌 내고 살아가게 하시기 위해
그분들을 먼저 제게 보내 주시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몸으로 보여 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릇이 작고 부족한 저를 위하여,
주님께서는 제 작은 그릇을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빚어 가고 계셨던 것입니다.


하나님,
언제나 예비하시고, 준비하시고, 계획하시며, 만들어 가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천사라 믿어 의심치 않는 그 선배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