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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멘 Feb 12. 2022

가난이 두려워 열심히 일하는 너에게

서른두 살의 책장 2_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직장을 다니며 배움에 게을러졌다. 지친 하루 끝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하나 정도 살 수 있는 여유가 생기자 안정을 추구했다. 일을 시작하고 남들보다 빨리 똑똑한 언니를 만나 적금을 들었고, 꾸준히 모아 온 적금 외에 가진 게 없음에도 별달리 노력하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주변에선 끊임없이 금융지식을 키워야 한다며 자극을 주었는데 난 애써 무시했다. 순전히 게으름 때문이었다. 같은 동네 사는 언니는 내게 알뜰폰 요금제를 추천하며 주식이 얼마나 재밌는지 만날 때마다 얘기했지만, 내가 한 건 알뜰폰 요금제로 바꾼 것뿐이었다. 오랜만에 결혼식장에서 만난 언니는 내게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뭐하냐고, 당장 부동산 공부를 하라고 했다. 난 공부하기 싫어서 '그냥 주식 투자할게' 라며 대답을 흐렸다.


그제 청년희망적금을 알아보다가 내가 버는 수준과 위치를 직시하게 됐다. 충격이 컸는지, 미루고 미루고 미뤘던 책『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꺼냈다. 어제 우연히 본 김수민 전 SBS 아나운서의 유튜브 영상도 한 몫했다. 스물다섯 살에 SBS를 퇴사한 김 아나운서는 퇴사를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로 이 책을 꼽았다. 앉은자리에서 이 책을 다 읽고, 삶에 대입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유가 궁금했다.

(출처: 유튜브 '수망구' 내가 25살에 SBS 아나운서를 그만 준 이유 (1))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교훈 1번부터 6번까지 가난한 사람들(나)의 고정관념을 깨는데 온 힘을 쏟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세금을 내고,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가전제품과 차를 사고, 대출금을 갚고, 재산세를 내고, 주택 융자금에 신용카드 부채까지 떠 앉게 되는 일명 '새앙쥐 레이스'에 갇힌다. 난 이 중산층의 현금흐름 패턴을 닮아있었다. 수입은 월급뿐이며 전 달 사용한 신용카드 부채와 자동이체 신청해놓은 적금, 통신비,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료 등이 빠져나가면 금방 '텅장'이 된다. 반면 부자들의 현금흐름 패턴은 부동산, 주식, 채권 등 자산에서 수입으로 직결되는 현금흐름 패턴을 갖고 있었다.


대부분은 새앙쥐 레이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으로 '월급을 늘리는 방법'을 택하지만 (나도 그랬다) 저자는 말한다. 돈을 더 많이 번다고 해서 금전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패턴을 바꾸는 것뿐이다.


월급 노동자인 내게  저자는 평생 고용인을 위해 국가에 세금을 내기 위해 살 거냐고 묻는다.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들라는 첫 번째 교훈은 사실 힘에 관한 것이다. 돈을 위해 일한다면 우리는 그 힘을 우리의 고용주에게 부여하게 된다. 그러나 돈이 우리를 위해 일하게 되면 우리가 그 힘을 갖고 또 통제하게 된다" p.191

 

적당히 겁에 질린 내게 저자는 하나씩 탈출방법을 알려주는데, 첫 번째가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창출하는 자산을 사는데 전념하라는 것이다.  

"내 다음 목표는 자산에서 비롯되는 초과 현금을 자산 부문에 재투자하는 것이다. 자산 부문에 더 많은 돈이 투입될수록 자산은 더욱 증가한다" p.143


두 번째가 금융 지식을 쌓는 것, 세 번째가 자기 사업을 하라는 것이다.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로버트는 더 열심히 일했다.

"나는 남을 위해 일하는 고용인이라는 함정에서 하루라도 빨리 빠져나가고 싶었기에 더욱 열심히 일했다. 그래야 더 큰 투자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 년도 채 지나지 않아 회사에서 받는 돈보다 부동산 지주회사를 통해 버는 돈이 더 많아졌다" p.194


금융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저자는 곳곳에 가난한 아빠와 부자아빠의 차이를 언급한다. 가난한 아빠는 뛰어난 학식을  가진 교사였고, 저자가 가난한 아버지와 나누는 대화 속에 나타나는 돈에 대한 가치관이 나와 닮아 있어서 여러 번 놀랐다. 다른 사안들에 있어서는 교훈을 열심히 흡수하면서 왜 돈에 대해서만큼은 이토록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 이해가 안 돼 여러 번 놀랐다.


또 저자는 "하나의 직업을 계속 유지했다면 노조의 힘이 강력한 회사를 선호했을 것"이라고 하는데 이유가 충격적이었다. 평생을 바쳐 오직 한 가지 사업 분야에서만 가치 있는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그 직장에서 쫓겨나면 내가 가진 기술은 아무 쓸모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찔했다. 내가 가진 두려움의 원천을 알았다. 항상 고민했다. 나중에 기자를 그만두게 된다면 나는 무슨 일을 하며 돈을 벌어야 하나. 계획이 전무했기 때문에 두려웠던 거고,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계속 일감을 찾으며 위안을 얻었던 것이다.


그래서 두렵고 게으르지만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 한 달에 한 권 씩 경제 관련 서적 읽고, 실행하기

√ 매 달 월급에서 일부 금액을 따로 떼어 투자 공부하기

√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경제 관련 유튜브 영상 보기    


이제 순전히 돈을 공부하는 게 두렵고 게을러서 외면했던 태도를 바꿔보려 한다.

아니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데 굳이 가난한 노후를 택할 필요가 뭐가 있는가.

당장 해보면 되는 거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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