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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멘 Feb 04. 2022

솔직하다는 것

서른 한 살의 기록 2

                       

 30대 들어 20대 때 한 번도 안 해본 미팅을 두 번이나 나갔다. 한 달 간격으로 이뤄졌는데 공통적으로 들은 말이 ‘솔직하다’다.    

  

 내숭 떨 법도 한데 너무 솔직해서 미팅을 한반도 안 해본 것 같다는 평에 이어 사귀는 사람이 있냐는 오해까지 받았다. 최근 소개팅남도 내게 “정말 솔직하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매번 친구만 잔뜩 사귀고 돌아온다.     


 솔직함이 최대 장점이라 생각한 때가 있었다.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에 꿍할 필요가 없었고 시원시원해서 좋다는 평을 들었다. 솔직하게 맘을 내보이니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며 솔직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어렴풋이 알았음지만 솔직하게 말했을 때 그 끝이 좋았다.      


 이별이 무서운 건 내 삶 전체가 흔들린다는 거다. 이별 이후 15번의 소개팅, 두 번의 미팅을 통해 느낀 건, 자신에 대한 회의감이다.      


 솔직함이 매력이 아닌 고쳐야 하는 점일까. 내 매력이라 생각했던 게 사실은 매력이 아닌 걸까. 솔직함이 오히려 다른 이를 사귀는 데 걸림돌이 되는 걸까. 이런 하찮은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    

  

 아주 못난 생각이란 것을 알고, 솔직한 성격은 바꿀 수 없는 것도 안다. 하지만 못내 마음에 걸려, 요즘 만나는 지인들에게 자주 묻는다.      


 내 솔직함이 별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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