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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DEN Jul 17. 2019

나에게 호기심을 갖기로 했어

사람마다 기질이라는 것이 있잖아. 

청년시절부터 에너지가 넘쳤고, 유쾌했으며, 앞에 나서는 걸 좋아했어.
그래서 나는 그런 면만 있는 줄 알았지.  

그런데 서른이 넘어서면서부터 내게도 
진중하고 진지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 
그러던 어느 날 가만히 내 모습들을 돌아보니, 너무 많은 말들을 하고 있더라고.

생각 없이 내뱉는 말속에는  
험담부터 위로까지, 조언부터 허세까지 담겨있었더라고

아마 그 말들은 그럴듯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어. 

나는 성숙한 사람이 아니니까 말이야


그 뒤로는 

불필요한 만남과 관계를 줄이게 되고, 말 수도 점점 줄어갔어.

사람이 싫었던 건 아니야. 
그저 내가 나를 못 믿어서 그랬던 거지. 
웃고 떠들다가 기분에 취해서 또 허튼 말들을 쏟아내게 될까 봐 말이야  


어느 날은 누군가가 묻더라고. 왜 항상 그렇게 진지하냐고.
그때 긴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내 삶을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보고 싶었어. 
내 안의 결핍은 어디서 오는지. 나의 만족은 어디에 있는지

내 삶의 방향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눈앞에 보이는 것만 쫒아 살다 보니
중요하지 않은 것에 마음을 뺏기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성숙하지 않았던 나를 만나서 
서투른 행동과 말들을 하게 하지 않았나 싶더라고.



그래서 나에게 집중해보기로 했어. 

나, 내가 있는 공간, 내가 보내는 시간들을 작은 노트에 기록해보기로 했어.

그렇게 사소한 정보들을 수집하다 보면 내 존재가 의미하는 것들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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