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소심하고 유약했던 나는
관심이 있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는 그런 학생이었어.
특별한 점을 굳이 하나 꼽자면 또래 친구들에 비해 덩치가 조금 크다는 것 밖에는 없었지.
어렵사리 실업계고등학교를 거쳐 2년제 전문대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여느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구직활동을 했었지.
수 개월간의 구직활동은 혈기왕성한 젊은 청년 하나를 세상에 가장 쓸모없는 존재로 만드는 것 같았어.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고, 드디어 내게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두렵기도했지만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어.
그렇게 시작된 내 첫번째 직장에서는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예의바르고 성실한 직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것 같아.
업무적으로 미숙할 수 밖에 없는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작은것 하나도 소홀할 수 있는 자유는
없다고 생각했거든.
열등감이나 낮은 자존감은 사람을 참 애쓰게 만드는 것 같아.
애쓰다는 건 가끔은 비참하게도, 서럽게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가 모르는 어떤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주는
자극제가 되기도 하는 것 같거든.
학창시절에는 눈에 띄지않던 장점들이
직장생활을 통해서 하나씩 발견되기 시작했어.
나는 생각보다 끈기가 있다는 걸 알았어.
또, 상황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찾아 실행하는 추진력도 갖추고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이러한 장점들은 이전에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잘하는 것들이 하나씩 발견될 때마다 움추렸 던 가슴이 펴지더라고.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나기 시작했고, 더 많은 일들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어.
지금 생각해도 참 짜릿했어.
몰랐던 장점을 발견하는 일 그리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 다는 것 말이야.
어떤일이든 처음 시작하는 일은 어설프고, 서투르기 마련이지.
그건 능력의 문제라기 보다 기다림의 문제가 아닐까 싶어.
조급한 마음이 오히려 능력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 같기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