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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DEN Nov 03. 2015

길을 걷다 문득.

길을 걷다 문득.


낯설지 않은 바람을 만난다.  

그때와 같은 세기로, 같은 온도로, 같은 냄새로.
코 끝의 시림도 살짝 돋은 소름도.

예고 없이 한 순간에 찾아와

순식간에 기억을 추출한다.  
 
잘게 쪼개어진 기억들은

몸속 깊이 지워진 듯 숨었다가

주문처럼 조건들이  맞아떨어지기라도 하면

예고 없이 튀어나와 모든 것을 멈추게 한다.

무책임한 기억은 오래 머무르지도 않고

다시 어딘가로 숨어든다.


애초부터 없었던  것처럼.

잠시 지나가는 가을의  선선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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