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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pyo Mar 14. 2020

잠시 외출

일기

날이 좋아 잠시 외출을 하기로 결심했다. 자주가는 바다는 물이 차올라 지상이가 돌을 던지러 내려갈 틈이 없었다. 방파제 주변만 빙빙 둘러 보다가 근처 해안마을 어귀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부산 가는 길 따라 쭉 이어진 해안길 적당한 곳에 내려서 걸어 볼까하는 계획이었다. 차를 움직여 조금 가다 보니 오리 떼 한 무리가 바다와 이어진 터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그곳으로 방향을 틀어 공사가 진행중인 어느 주차장에 차를 대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수유는 니트를 지상이 목에 걸어주었다. 오리떼는 우리가 다가가자 곧 날개를 털어 가까운 바다에 몸을 던졌다. 저것들도 보이지 않게 발을 잘도 움직이고 있겠지 하며 바라봤다. 지상이는 아랑곳 하지 않고 주변에 흩어진 돌을 주워 던지기 시작했다. 큰 돌을 던지고 싶은지 자기가 들기 힘든 큰 돌을 나보도 주우라고 했다. 모습이 귀여워 영상을 찍어두었다.

거센 바람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수유는 딸기우유 먹으러 가자고 달랬다. 고집을 피우던 지상이는 내가 몇 걸음 떨어지자 ‘딸기우유’ 라고 말하더니 쫓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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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항마을 #칠성맨션 #명선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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