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날이 좋아 잠시 외출을 하기로 결심했다. 자주가는 바다는 물이 차올라 지상이가 돌을 던지러 내려갈 틈이 없었다. 방파제 주변만 빙빙 둘러 보다가 근처 해안마을 어귀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부산 가는 길 따라 쭉 이어진 해안길 적당한 곳에 내려서 걸어 볼까하는 계획이었다. 차를 움직여 조금 가다 보니 오리 떼 한 무리가 바다와 이어진 터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그곳으로 방향을 틀어 공사가 진행중인 어느 주차장에 차를 대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수유는 니트를 지상이 목에 걸어주었다. 오리떼는 우리가 다가가자 곧 날개를 털어 가까운 바다에 몸을 던졌다. 저것들도 보이지 않게 발을 잘도 움직이고 있겠지 하며 바라봤다. 지상이는 아랑곳 하지 않고 주변에 흩어진 돌을 주워 던지기 시작했다. 큰 돌을 던지고 싶은지 자기가 들기 힘든 큰 돌을 나보도 주우라고 했다. 모습이 귀여워 영상을 찍어두었다.
거센 바람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수유는 딸기우유 먹으러 가자고 달랬다. 고집을 피우던 지상이는 내가 몇 걸음 떨어지자 ‘딸기우유’ 라고 말하더니 쫓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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