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가 힙해지고 있다

by 랩기표 labkypy

텍스트 컨텐츠 소비형태가 변하고 있다.

컨텐츠가 담고자 하는 것이 정보, 지식, 즐거움을 대표로 한다면 그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시청각을 자극하는 영상이다. 그리고 소리는 영상보다 쉽게 노출할 수 있다는 것에 강점이 있다. 둘 다 공통점은 소비하는데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에 텍스트는 어렵고 귀찮다. 많은 집중력을 요하고, 더불어 상상력까지 필요로 한다. 또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많아 일정 이상의 지력(知力)도 필요하다. 이처럼 노출되면 받아들이기 쉬운, 음성, 영상 컨텐츠보다 접근 하기에 문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텍스트 컨텐츠의 단점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흘러넘치는 정보와 자극적인 컨텐츠에 둘러 쌓인 이 시대에 나 스스로가 소비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강한 유혹에 끌려 다니느라 바쁘다. 주체가 불분명한 내 삶은 과연 누가 주인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이런 와중에 읽기는 내가 가진 다양한 능력과 정성을 쏟아야 가능하기 때문에 나의 정체성을 인지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노력의 동기부여도 된다. 그 순간 나는 내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읽기가 독서모임으로 연결되고 쓰기로 그 꽃을 피우며 귀차니즘을 극복한 하나의 특별한 행위로 여겨지는 '힙'한 문화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요 며칠 동안의 기사(아래 링크)를 보며 가지게 된 질문이다.

Q. 공유하며 존재함을 인식하는 90년대생에게 어떤 텍스트를 쥐어줄 것인가.

Q. 주간지의 탐사보도가 낯섬을 호기심으로 그리고 재미 단계까지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Q. 다양한 뉴스레터 들과 일간 이슬아 같은 구독 시스템을 갖춘 텍스트 플랫폼은 어떤 방향으로 마케팅을 할 것이며, 개인 블로거와 작가 들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Q. 텍스트가 다양한 영상물을 전제로 만들어지는 지금, 그 스스로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궁금하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누군가 그랬다.

좋은 글을 쓸려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멋있는 글을 쓸려면 멋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좋은 텍스트 컨텐츠가, 그것이 한 나라와 조직의 성숙도로 연결이 된다면, 정착이 될려면 우리 의식 자체를 높일 수 있는 교육과 소비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되는 것은 없다. 원하는 것을 주면 알아서 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뭐야 이건 이것도 저것도 아니잖아.' '이런 유치한 장난 같은 짓을 왜 하나' 같은 꼰대정신은 오래된 책장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듯 버리시길. #출판 #구독 #컨텐츠


•요 며칠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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