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keynote

거제도 혜양사

by 랩기표 labkypy



맑은 가을 하늘에 바람은 서서히 불었다.



동기 형이 돼지고기를 구워 먹으며

아이들을 뛰어놀게 해주자며 온 곳이 바로,

거제도 혜양사 앞 쉼터였다.



사람들에게 쉽게 열려있던 곳의 이름은

‘만다라화 시공원’이었다.



만다라화의 의미를 찾아보니 천상의 꽃이라고 하며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으면 하늘에서 내려온다고 한다.



시를 쓰는 주지 스님은 이곳저곳에 시를 붙여두었다.

읽는 이는 없지만 그 맘이 무엇인지 느껴지는 곳이다.



아이들은 나무가 울창하게 자란 숲 공원에서

땀 흘리며 뛰어놀았다.



사이좋게 지내다 조금만 마음이 꼬이면

서로 따가운 눈 빛을 쏘았다.



그럴 때면 형보다 작고 약한 아들은

쪼르르 내게 달려와 다리를 잡고 빙빙 돌다가

원하는 것을 조용히 조곤조곤 읊조리곤 했다.



“나도 타고 싶어요”

“나도 잡고 싶어요”

“나도 하고 싶어요”



아빠들은 서로의 아이에게 양보의 미덕을 가르치고

아이들은 결국 설득당한다.



추위에 싱그러움을 잃고 갈색으로 빛바랜 풀들은

사람들이 밟아서 그런지 바닥에 누웠고,

그 위를 귀뚜라미, 여치, 사마귀들이 뛰어다녔다.



하늘에는 잠자리와 나비가

무서움을 모르고 낮게 날아다니고,

키 작은 나무에는 거미가 집을 짓고 앉았다.



아이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잠자리채를 휘둘러 이것들을 잡고 놀았다.



오후 두 시,

몇몇 인도 가족들이 잔디밭 저 멀리 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부르더니, 강강술래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고

가운데 놔둔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는다.



그러다, 노래를 틀고 다시 춤을 춘다.

특별한 행사의 의식인지 아니면 보통의 일상인지

알 수는 없지만 주변 아이와 어른들은 어색한 풍경을 엿보느라 야단이었다.



만다라화가 흰두교에서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는 데,

나는 종교적 의미를 지울 수 없었다.

신기한 풍경이었다.



생각보다 날씨는 차갑지 않았고

가져온 파카는 성가신 짐이 되었다.



해가 뉘엿해지자 짐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은 저마다 몇 마디씩 하더니 곧 잠들었고

아빠들은 내일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이른 잠을 청했다.


https://youtu.be/ilRIF2OL0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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