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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pyo Apr 09. 2021

철학은 강한 의지로 완성된다

[책] 철학이 있는 기업



우리 회사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공정경쟁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투명한 경영과 생산방식 또한 기업 경쟁력의 필수 요건이 되었다. 그 흐름을 잘 반영한 것이 바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해야 지속가능하다. 이윤이 착취와 파괴로 가능했던 시절에 이러한 가치는 묻어두고 성장할 수 있었지만(오히려 성장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환경을 파괴하고 사회적 의무를 다하지 않으며 일부 소수 지배층을 위한 구조로는 사업 영위가 어렵게 되었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기업에게 “당신의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아주 중요해졌다.


45년 동안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독일에서 국민기업으로 사랑받고 있는 드러그스토어(처방전이 필요 없는 약을 판매하는 가게) 체인점 데엠(dm)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괴츠 W. 베르너가 <철학이 있는 기업>이란 책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경영자뿐 아니라, 뛰어난 사회적 예술가가 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와 같이 이 책은 겉으로는 기업과 경영자를 위한 경영서의 모습을 띄고 있지만, 성숙한 시민사회의 가이드 또는 국가와 사회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사회과학서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사람을 위한 것


그가 책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의 철학은 ‘모든 것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에서 출발한다. 임금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고, 지나치게 높은 이익을 남기는 기업은 충분한 보상과 사회 공헌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직원이 행복하지 않은 근무환경은 결국 고객에게 불편함을 가져올 것이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규율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답을 내릴 수 있는 자유와 그에 대한 책임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본사에서 강제하는 매뉴얼을 폐지하고, 담당자를 책임자로 바꾼다.


또한 당시 상식으로 자리 잡았던 할인 행사를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재고를 소진할 목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며 중단한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사람을 이롭게 하고 그에 따라 보상이 돌아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것을 자신의 기업의 가장 중요한 철학으로 삼았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한다는 철학이다. 성장만을 목표로 삼으면 외연적으로만 그럴싸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고 한다. ‘리테일은 디테일’이라는 그의 슬로건처럼 M&A로 매장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모두가 함께 가고 있는지부터 살펴 탄탄한 조직력을 갖춰야 된다고 강조한다. 정원사가 잡초를 뽑고, 물을 주는 오늘의 일에 충실하면 봄에 나무가 열매를 맺듯이 결실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며 비유했다.


마지막으로 책은 이러한 철학은 답을 찾고자 하는 강한 의지에서 비로소 완성된다고 한다. ‘하고자 하는 사람은 변명이 아니라 방법을 찾는다’고 강조한다.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면 끝나가 밀고 나가 끈질기게 답을 찾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정의한 업에 대한 개념을 임직원 모두가 공감하고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지루하고 바보 같아 보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연 아직도 꿈같은 일일까


얼핏 너무 이상적이고 원론적으로 보이지만, 45년간 직접 시도하고 경험했으며 결국 놀라운 성과를 이룬 경영자의 조언이기에 가슴에  닿는 부분이 많았다. 그의 깊은 사유와 적절한 비유 그리고 직접 경험한 사례로 풀어낸 이야기는 그냥 흘려들을  없게 된다. 흔히, 이러한 가치를 앞세우면 ‘ 편한 소리를 하고 있다’, ‘감상에 빠져 현실을 모른다고 . 베르너 또한 그런 말을 들어왔다. 하지만 그는 끝내 ‘철학이 있는 기업 만들었고, 수십   그의 묵직한 행보는 지금 여기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sc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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