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이 피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유채꽃밭에 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얼굴에도 미소가 한가득 꽃처럼 피어올랐습니다. 봄은 이토록 아름다운 색을 몰고 우리 곁에 다가왔습니다.
아들은 꽃보다 벌과 나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나비가 날갯짓을 하며 주변을 비틀거리며 바람을 타고 헤엄치는 것을 아들이 열심히 따라갑니다. 그리고 저에게 가져온 채로 어서 잡아 달라고 보챕니다. 꽃에 앉은 나비 곁에 슬금슬금 다가가 채를 재빨리 덮었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한 마리를 잡아서 가져온 유리병에 담았습니다. 그 안에 꽃도 넣어 두었더니 아주 볼만합니다. 아이는 유리병을 들고 기분 좋게 꽃밭을 걸었습니다.
유채꽃밭 아래 바다로 내려갔습니다. 모래가 아닌 몽돌이 있는 곳입니다. 아이는 나무 조각이 테이블처럼 놓여 있는 곳에 퍼질러 앉았습니다. 그 위에 조개, 돌 그리고 나뭇가지를 가져와 상차림이라며 어서 와서 같이 먹자고 합니다. ‘그래 한 번 맛나게 먹어보자’라는 심정으로 곁에 앉았습니다.
아이는 이것저것 가져와 먹는 흉내 내는 제게 건넵니다. 파도는 잔잔하게 들락거리며 기분 좋은 소리를 냈습니다. 눈부신 볕은 따갑지 않고 머리 위에 내려앉아 소소한 행복감을 부풀렸습니다. 곧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 바다를 바라보며 섰습니다. 돌을 던지거나 발을 담그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돌아가는 길,
봄은 언제나 우리에게 기분 좋은 선물을 가득 안고 나타납니다. 피어난 꽃처럼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알맞은 계절입니다. 많은 실수와 좌절로 절망 속에 빠져 있다고 하더라도, 봄날의 아늑함은 이제 다 괜찮아질 거라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충분한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영원토록 만족할만한 삶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얼마큼의 행복을 캐내어 찾아냈는지 그리고 나는 누구와 함께 그 기쁨을 나누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저에게 제일 좋은 삶의 방식입니다.
꽃처럼 희망도 피어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