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네. 밖에 나갈까. 지상이랑 놀이터나 갔다 오지 뭐. 그럼 우리 거기 가보자. 그래 좋은 생각이다. 퇴근 하자 말자 재빨리 편한 옷을 갈아 입고 집을 나서니 비가 개인 저녁은 기분 좋은 냄새가 났다. 길 주변의 나뭇잎과 저멀리 보이는 산들은 색을 더욱 진하게 내뿜었다. 집에서 10여분 떨어진 인적이 드문 작은 방파제에 차를 대고 그 옆으로 내어져 있는 세네걸음 높이의 작은 계단 밑으로 내려갔다. 바다 끝으로 조금 접혀 들어간 작은 몽돌 자리를 비집고 섰다. 지상이는 한참을 파도가 자기 발 근처까지 밀려 왔다가 스르륵 돌을 쓸며 다시 내빼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 보았다. 그러더니 돌을 집어 열심히 던지기 시작했다. 나도 덩달아 옆에서 물수제비를 만들어 보였다. 지상이는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고, 해가 지기 전까지 시간을 보내다가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작은 걸음이 가슴을 울렁인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