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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pyo Nov 24. 2023

동서양의 완벽한 조화로 완성된 작품

[넷플릭스] 푸른 눈의 사무라이


넷플릭스가 만든 사무라이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의 19세기 에도 막부 말기를 배경으로 한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픽션이 결합된 작품인데, 그 짜임새가 훌륭했다.


서양은 일본과 교류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말이 교류지, 그들이 가져온 것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쉽게 거래하지 못했던 총기류, 마약, 성매매 등과 같은 부정한 속성을 가져와 사회를 병들게 하고 부를 가져가는 것이었다. 유교 문화 중심권이었던 동양의 입장에서는 몹시 불편한 거래였다. 더불어 유일신을 믿으며, 우상 숭배를 부정하는 포교 활동은 천자와 같은 황제의 명분을 부정하고 사회 체계 전반을 흔들 수 있었기에 중국, 일본, 한국 등은 모두 쇄국 정책을 펼치게 된다.


이 작품 또한 에도 막부 막바지 쇼균이 모든 외국인들을 쫓아 보낸 쇄국 정책의 정점이었던 시점이다. 그러나 쇼군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몰래 그들을 이용했고 작은 구멍이 둑을 무너뜨리 듯 그로 인해 결국 자신의 왕국이 무너지게 된다.


그 사이 서양 백인들은 그들의 씨를 뿌렸고, ‘푸른 눈’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 성장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나라 안에서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된다. 주인공 미즈 또한 푸른 눈을 가진 소녀로 어릴 적부터 숨어 지내거나 학대를 당하고 죽을 위협을 넘기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망친 백인들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명검을 만드는 장님 곁에서 남자로 변장해 사무라이가 되는데, 작품 설정상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며, 그 실력이 상당하다.


영화 <킬빌>과 비슷한 단순한 여성 복수극이지만,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아주 재밌게 잘 만들어졌다.


시대 변화에 따라 남자의 부속품으로 여겨지던 여성 지위의 상승, 근 300년 가까이 지속되던 중앙 권력에 반해 반란을 꿈꾸는 권력, 평화 기간 동안 사무라이의 역할이 축소되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날카로운 칼날 위에서 도를 쫓았던 사무라이 정신, 격동하는 시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업에 예술적 혼을 담아내는 데 혼신을 다하는 장인 정신, 동양을 거대한 시장으로 바라보고 식민지로 삼고자 하는 서양의 야욕. 이 모든 소재를 푸른 눈의 사무라이를 중심으로 아주 조화롭게 펼쳐진다.


또한, 넷플릭스의 어마어마한 자본력 덕분에 아름답게 그려진 화면과 짜임새 있게 극적으로 이어지는 액션씬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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