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상상력이 경쟁력입니다

검찰, 타다 대표 기소

by 랩기표 labkypy
“여러분 자유롭게 상상하십시요. 상상력이 경쟁력입니다.”


검찰이 타다 대표를 기소했다​. 법을 어겨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택시기사들이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불법을 자행하는 타다를 고소한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타다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고 기존의 틀을 깨부수는데 법 또한 그 하나라고 말하며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기존의 틀 안에서 묵묵히 혹은 순순히 적응하는 사람들은 생존 문제를 걸고 제동을 건다.


잠시 눈을 밖으로 돌려본다. 기술패권이라는 새로운 산업전쟁이 발생하고 있다. 최신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을 보호하고 뺏으려는 힘이 부딪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과 모빌리티 관련 기술 개발은 최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술전(戰)의 아이템이다. 기술력이 높은 기업은 세계를 무대로 하며 시장을 장악하려고 한다. 그에 맞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서 국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지원하고자 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도 잃었다.​ 더 크게 봐야할 때다.


정부관료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국민의 일자리가 표로 연결되는 정치판에서 그들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업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겠다. 무엇이든 말만해라고 대통령은 말했다. 그에 따라 각 정부 부처도 발벗고 나섰다​. "우리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비록, 노동자 문제에 맞닿으면 이건 어쩔 수 없다고 한 발 빼기도 하고, 어중간한 태도를 취하며 유연하다는 표현으로 양쪽에서 욕먹는 중이다.


이런 정부의 태도와는 다르게 검찰이 기소를 하고 나섰다. 음... 이게 무슨 뚱단지 같은 일이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환송심​에서 판사가 나라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라는 코멘트는 우리나라 국민이 법이라는 딱딱한 잣대로만 바라보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국익에 무엇이 더 올바른 결정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역시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런 시점에 검찰이 모빌리티 사업이 국내법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무작정 죄가 있다고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누구의 삶이 옳은지 평가하는 것이 정말 교만한 일인 것처럼.


세상은 변한다. 우리는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할 지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 나가야 된다. 포털 1세대를 이끌어 왔던 타다 대표는 국내 모빌리티의 사업의 출발이자 인공지능 분야에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꿈꾸는 세상이 나의 이익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소수 주주를 위한 것일까. 이 사업의 성공이 우리나라 전체에 어떤 동기부여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법이 올바른 길을 가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이 된다면 입법자들의 역할은 분명해진다. 입법자들과 정부기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 변화는 막을 수 없었다. 누가 어떻게 만들어 왔느냐의 문제였다. 타다 대표는 한 기자 회견에서 사진 두장을 보였다고 한다. ​마차 사이에 차 한 대만 있는 거리. 그리고 십수년 뒤 그 거리에 자동차 사이 달랑 한 대만 남은 마차의 사진. 상상력이 세상을 이끌어 간다. 뜬금없지만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