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타다 대표 기소
“여러분 자유롭게 상상하십시요. 상상력이 경쟁력입니다.”
검찰이 타다 대표를 기소했다. 법을 어겨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택시기사들이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불법을 자행하는 타다를 고소한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타다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고 기존의 틀을 깨부수는데 법 또한 그 하나라고 말하며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기존의 틀 안에서 묵묵히 혹은 순순히 적응하는 사람들은 생존 문제를 걸고 제동을 건다.
잠시 눈을 밖으로 돌려본다. 기술패권이라는 새로운 산업전쟁이 발생하고 있다. 최신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을 보호하고 뺏으려는 힘이 부딪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과 모빌리티 관련 기술 개발은 최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술전(戰)의 아이템이다. 기술력이 높은 기업은 세계를 무대로 하며 시장을 장악하려고 한다. 그에 맞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서 국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지원하고자 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도 잃었다. 더 크게 봐야할 때다.
정부관료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국민의 일자리가 표로 연결되는 정치판에서 그들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업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겠다. 무엇이든 말만해라고 대통령은 말했다. 그에 따라 각 정부 부처도 발벗고 나섰다. "우리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비록, 노동자 문제에 맞닿으면 이건 어쩔 수 없다고 한 발 빼기도 하고, 어중간한 태도를 취하며 유연하다는 표현으로 양쪽에서 욕먹는 중이다.
이런 정부의 태도와는 다르게 검찰이 기소를 하고 나섰다. 음... 이게 무슨 뚱단지 같은 일이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환송심에서 판사가 나라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라는 코멘트는 우리나라 국민이 법이라는 딱딱한 잣대로만 바라보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국익에 무엇이 더 올바른 결정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역시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런 시점에 검찰이 모빌리티 사업이 국내법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무작정 죄가 있다고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누구의 삶이 옳은지 평가하는 것이 정말 교만한 일인 것처럼.
세상은 변한다. 우리는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할 지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 나가야 된다. 포털 1세대를 이끌어 왔던 타다 대표는 국내 모빌리티의 사업의 출발이자 인공지능 분야에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꿈꾸는 세상이 나의 이익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소수 주주를 위한 것일까. 이 사업의 성공이 우리나라 전체에 어떤 동기부여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법이 올바른 길을 가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이 된다면 입법자들의 역할은 분명해진다. 입법자들과 정부기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 변화는 막을 수 없었다. 누가 어떻게 만들어 왔느냐의 문제였다. 타다 대표는 한 기자 회견에서 사진 두장을 보였다고 한다. 마차 사이에 차 한 대만 있는 거리. 그리고 십수년 뒤 그 거리에 자동차 사이 달랑 한 대만 남은 마차의 사진. 상상력이 세상을 이끌어 간다. 뜬금없지만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