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keynote

내 안에서 울리는 소리는 무엇인가

by 랩기표 labkypy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돼라. 지금 있는 그곳이 진리의 자리이다.



오늘 회사 사이트에서 임제록이 소개되었다.
'적벽부'로 유명한 북송 시대 시인 소동파가 유배지에서 많은 작품 활동을 하였다는 에피소드와 함께 어디서 무엇을 하든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내용의 상투적이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였다.


문득 영화 한 편이 생각이 났다. #카르페디엠이란 명언을 남긴 '죽은 시인의 사회'였다.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먹히는 주제인 '젊은것들'의 '꿈과 현실'을 다룬 영화다. 당당히 꿈을 선택한다는, 이 또한 상투적인 이야기지만, 시라는 소재와 흥미로운 구성으로 그 상투성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대중적이란 이름으로 감동과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되었다.

그 영화에서 'Paradise is where I am' 이란 구절이 나온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의 말이다. 이곳이 바로 파라다이스. 원효대사 해골물 같은 이야기다. 어릴 적 많은 생각을 했던 구절이 이 글을 읽고 다시 떠올랐다.

이후 나는 내가 있는 곳을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은 무엇인가. 답은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애매모호함 그 자체이다. 그래서 난 지금 무엇이 되었을까.


소동파 시중 이런 시가 있다.


'거문고에 소리가 있으면

갑 안에서도 소리가 날 것이고
손가락에 소리가 있다면

손끝에서 소리가 날 것이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니란 것. 나 스스로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 온전히 혼자이기 때문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을 함께 포용할 수 있음이라고 믿는다. 내가 머문 곳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내 주변 전부를 아울러 각자의 소리가 화음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 안팎으로 울리는 소리는 또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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