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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킴 May 18. 2023

게으름에 대한 어느 철학자의 이야기

게으름을 확실히 뽑아내는 방법

어느 날 한 철학자가 자신의 세 제자들을 잡초가 무성한 땅으로 데려가 물었다. 


"이 땅에 있는 잡초들을 없애려면 무슨 방법을 써야 하겠는가?"


그러자 제자들은 제각기 입을 열었다. 


첫 번째 제자는 "불을 질러 태워버리겠다."라고 했고,

잡초에 불을 질러 태워버리겠다.


두 번째 제자는 "낫으로 베어버리겠다."라고 했으며,

잡초를 낫으로 베어버리겠다.


세 번째 제자는 "농약을 뿌려 해결하겠다."라고 답했다.

잡초에 농약을 뿌려 해결하겠다.

철학자는 그들의 대답을 가만히 듣고만 있을 뿐 

누구의 답이 옳은 지 평가하지 않고

각자의 방법대로 잡초를 없애도록 했다.


우선 불을 질러 잡초를 태우겠다고 말했던 제자는 

불을 태워 순식간에 잡초를 재로 만들어버렸지만 

며칠이 지나가 그의 땅에는 잡초가 다시 나고 무성하게 자라났다. 


두 번째 제자는 

낫으로 팔다리가 아릴 정도로 잡초를 베었지만 

금성 무성하게 자라났다. 


세 번째 제자는 농약을 뿌려 표면에 있는 잡초만 없어졌을 뿐 

뿌리가 죽지 않아 앞의 두 제자의 땅처럼 다시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났다. 


결국 이들은 실망하며 잡초밭을 떠나버렸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철학자가 다시 세 제자들을 데리고 잡초밭으로 갔는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잡초만 무성하던 땅이 

어느새 푸른 보리밭으로 변해있었다.


푸른 보리밭을 바라보는 제자들


철학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잡초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쓸모 있는 작물을 심는 것이다.


책 <하버드 새벽 4시 반> 중에서 소개된 '게으름에 대한 어느 철학자의 이야기'다. 


우린 게으른 습관을 고쳐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게으름을 끊어낸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제자들이 했던 것처럼 우린 겉으로 보이는 것들만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게으름, 나태함, 귀차니즘, 빈둥거림, 등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린 정신력이 약하다 혹은 책임을 회피한다라고 말한다. 





언제 게을러지는 것일까?


너무나 재미없는 반복되는 잡일일 때

마주치기 싫은 누군가를 만나야 할 때

해결하기 힘든 일을 혼자서 해결해야 할 때

피곤하거나 부담 더러운 일을 할 때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실패나 성공이 두려워질 때

이유 없이 그냥 게을러질 때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 게으름이 우리 삶에 있어 생산성이나 효율적인 면에서 도움이 되는 일은 절대로 아니다. 






진짜 문제에 집중하기


게으름을 나쁘게만 볼 일도 아니다. 

게으름 뒤는 우리가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진짜 문제의 '흔적'을 보여주는 사인이기 때문이다. 


게으름의 표면적인 이유가 아니라 진짜 숨은 이유에 대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찾는 '빠른 해결책'은 아닐 수 있지만 분명 효과가 있다. 



1)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한다.


만약 당신이 피곤하다면, 잠시 편안하게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너무나 쉼 없이 달려서 정신없는 삶을 살았다는 건 일상에 쉼을 들여야 할 때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일상을 단순화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말은 해야 할 일들을 아주 작은 단위로 나눠보고 진정으로 중요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2) 한 발짝 뒤로 물러난다.


게으름은 너무나 많은 양에 눌려 시작조차 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 혹은 그 일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혹시라도 실패를 할까 봐. 혹은 진짜 성공을 할까 봐 염려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뒤로 물러서서 그 마음을 드려다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예전에 겪었던 상처나 기억이 떠올라서 회피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이럴 땐 억지로 그 두려움에 맞서 싸우려는 것보다도 한 바짝 물러나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 기억에서 떠오르는 슬픔 혹은 괴로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주어진 업무에 대한 지루함이 찾아와 게을러진다면 일과의 순서를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은 그 일을 다른 환경에서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3) 정리 정돈하기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 지금 있는 장소가 깨끗하게 정리정돈이 되어있는가? 

뇌 과학자들은 우리의 환경이 바로 우리의 정신 상태를 반영한 것을 연구로 박혔다. 


정리정돈이 안되어 있을수록 의욕이 떨어지고 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높이게 된다. 대청소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일하는 책상, 차, 집안, 컴퓨터 내의 파일 등 흩어져 있는 것들을 조금씩 정리해 보자. 

주변 환경이 정리되고 깨끗할수록 마음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4) 수동적인 게으름 VS 능동적인 게으름 


게으름에는 두 가지 스타일이 존재한다. 

데드라인을 앞두고 미적거리다가 결국 시기를 놓쳐 일을 망치게 되는 '수동적 게으름 (passive procrastination)'이다. 


반면 자발적으로 일 처리를 미루어 코앞에 닥친 데드라인이 되어야만 능률이 확 오른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는 '능동적 게으름 (active procrastination)'이다. 


2017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능동적 게으름을 자신만의 일 처리 방식으로 선택한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공부한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비교적 높았음을 보여줬다. 

이는 자신의 일 처리 방식을 잘 알고 그에 맞게 게으름을 계획한 것이다. 

(참고 문헌 : Generic Relations Among Procrastination, Impulsivity, and Goal-Management Ability: Implications for the Evolutionary Origin of Procrastination, Daniel. E. Gustavson et al., Psych sci, 2014 June)



게으름은 하나의 '욕망'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천성적으로 게으르다기보다 잘못된 습관과 사고 패턴이 너무나 오래 몸에 쌓여왔을 뿐이다. 게으름 때문에 스스로를 너무 싫어하고 미워할 것이 아니라 게으름 뒤에 숨어있는 진짜 피하고 싶은 욕망을 들여다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5) 지금 당장 버릴 수 있는 것을 버린다.


'바꾸고 싶다'는 마음을 먹는 것만으로도 이미 '변신'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급하게 마음먹지 말자. 오랜 세월 단단히 굳어진 행동과 사고가 한순간에 바뀌기는 쉽지 않다. 


아주 다른 행동으로 확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이게 모두에게 통하는 방법은 아니다. (갑자기 사람이 변하면 죽을 때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난 조금 다르게 보인다. 이미 오랜 시간 자신을 죽여가며 지내서 이제야 다시 살아난 것일지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매일 해나가는 것. 자신을 죽여온 나쁜 행동, 장애물들을 하나씩 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으름을 극복한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나를 막아서는 장애물을 버리고 새로운 '씨'를 뿌리면 어느새 푸른 밭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은 변화일 수 있는지만 그 변화가 쌓여 결국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신'을 하는 때가 결국 찾아온다.


철학자가 '말한 쓸모 있는 작물을 심는다.'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쓰임'을 지정하는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게으름을 극복했을 때 원하는 모습이 어떤지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없기에 게으름이 자신을 떠나지 않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구체적인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바로 지금 그 모습을 그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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