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틀즈를 추억하는 따듯한 영화
영국영화 11, ‘예스터데이‘ (2019) / 비틀즈를 추억하는 따듯한 영화
한 가수의 음악으로 영화를 만드는 장르를 ‘쥬크박스’ 영화라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아바의 음악으로 영화를 만든 ‘맘마미아’나 프레디 머큐리가 이끄는 퀸의 노래들로 만든 ‘보헤민안 랩소디’ 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의 추억하는 가수의 음악으로 영화를 만들기에 그 당시 팬들은 물론 그들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들도 다 같이 좋아하는 장르가 될 수 있다.
여기 그런 쥬크박스 영화가 한 편 더 있다. 바로 6,70년대 전세계 팝음악을 휩쓸었던 영국의 전설적인 그룹 ‘비틀즈’의 노래들로 영화를 만든 ‘예스터데이(Yesterday)’이다. 물론 영화 제목 ‘예스터데이’도 비틀즈의 대표곡 중의 하나이다.
이 영화는 비틀즈의 올드팬이라면 다 좋아 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대표적인 곡들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스토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한 방향과는 전혀 다르게 전개된다. 5,60년전에 활동한 음악 밴드이지만 요즘 세대들도 비틀즈는 거의 다 알만큼 팝음악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대단한 밴드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의 자랑 BTS를 ‘현대의 비틀즈’라고 하겠는가.
영화는 그런 비틀즈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않았었다는 상상력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면 영화 ‘예스터데이’의 줄거리를 잠시만 샆펴 보자.
학교선생을 그만두고 창고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러 공연무대를 찾아다니는 무명가수 잭(히메쉬 파텔 분)은, 열심히 노력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자 지쳐서 꿈을 포기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의 어렸을 때부터 친구이자 매니저를 자처하는 친구 엘리(릴레 제임스 분)는 그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며 그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다독여준다. 그러던 어느날 전 세계는 약 12초간 정전상태에 빠지고, 그는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던 그 순간에 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이 사고로 볼품없이 앞니 두 개나 빠졌지만 잭은 무사히 목숨은 건지게 된다. 그런데 그가 병원에서 퇴원하던 날 친구들은 그에게 기타를 선물해주고, 그가 친구들 앞에서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를 부르자 그의 친구들은 이렇게 좋은 노래를 잭이 작곡했냐고 놀라워한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자기를 놀리는 줄 알았지만, 구글에 비틀즈를 검색해보니 비틀즈는 안 나오고 딱정벌레만 검색되는 것이었다. 이 세상에 비틀즈의 흔적은 모두 사라지고 비틀즈를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무명가수인 잭은 인생에 다시 없을 기회임을 깨닫고 비틀즈 노래를 하나하나 부르게 되고, 그 때마다 사람들은 그의 천재적인 작곡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러자 현대의 최고 팝스타 에드 시런이 직접 찾아와 그의 모스크바 공연에 오프닝 가수를 의회한다. 또한 에드 시런과 10만에 즉흥 작곡하기 시합을 해서 놀랍게도 에드 시런보다 천재적인 순간 작곡력을 보여주면서 에드 시런도 자기보다 뛰어난 뮤지션임을 인정하게 된다.
그 이후 잭은 미국 대형 스튜디오에 스카우트되어 전 세계의 슈퍼스타가 된다. 그러나 비틀즈의 멤버들이 태어나고 주로 활동했던 리버풀의 거리 지명이 나오는 노래를 발표하면서, 가보지도 않은 곳의 노래를 작곡할 수 잆다고 생각이 들어 리버풀로 향한다. 거기에서 그의 든든한 응원자였던 여자친구 엘리를 만나게 되지만,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하는 일정 때문에 그녀를 잡지 못하게 된다. 그 이후 잭은 천재도 아닌 자신이 비틀즈의 노래들을 도용해 유명인이 된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고,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은 엘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괴로워하면서 영화는 전개된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비틀즈의 노래를 들으면서 명곡은 세월이 지나도 명곡이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항상 따듯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주옥 같은 노래들을 가지고 이런 영화를 만든 제작사는 ‘어바웃 타임’,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 등을 만든 위킹 타이틀이다. ‘어바웃 타임’을 감독한 리차드 커티스가 이영화의 각본을 맡아 그 특유의 따듯함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이다.
또한 이 영화 ‘예스터데이’에서는 비틀즈의 노래들로 영화를 만들긴 하였지만, 그들과 전혀 상관없는 잭이라는 사람을 통하여 비틀즈의 노래를 들려준다. 그래서 비틀즈이 노래들이 주인공 잭의 상황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더욱 호소력이 있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비틀즈가 활동하던 시대를 모르는 요즘 젊은 세대들도 통하는, 시대를 넘는 감성을 부르는 영화라는 것을 잘 그려내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비틀즈의 노래들을 비틀즈의 노래가 아니라 주인공 잭의 노래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뮤지션인 비틀즈의 노래로 ‘보헤미안 랩소디’같은 감동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원곡의 감동을 느끼고자 하는 나같은 올드 팬들에게는 뭔가 아쉬운 부분이지만 비틀즈의 노래로 이렇게 따듯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주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T4ye2HOfVm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