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샘 Apr 03. 2020

코로나 시국 영국 탈출기 #2

- 영국 탈출을 결심하기까지


코로나 시국 영국 탈출기 2, 영국 탈출을 결심하기까지

영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나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상황에 들어가고 있었지만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이제 본격적인 코로나 확산단계로 진입했다고 보여졌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이후 모든 펍, 레스토랑 등의 영업을 정지했다. (단 테이크어웨이는 허용했지만..) 그리고 특별한 용무 외에 외출도 금지되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 종일 집에만 갇혀 지내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었다. 하루 종일 방안에 있으면서 지내는 것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급격한 무력감과 함께 세상과 단절되었다는 공포감마져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영국에서 모든 활동이 중지되다 보니 수입도 전혀 없이 집세만 나가는 꼴이 되어버렸다. 결국 나는 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한국에 돌아가 있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급히 한국행 비행기 편을 알아보았으나 4월 8일 이전의 표는 없었고 그마저도 200만원 가까이 올라 있었다. 매일 티켓을 알아보던 중 3월 30일 티켓이 갑자기 떳길래 고민하지 않고 티켓팅을 해버렸다. 그게 3월 24일이었다.

갑자기 비행기 티케팅을 하다보니 이제부터 갑자기 짐 정리며 신변 정리를 준비해야 했다. 집 주인에 얘기해서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 집 주인이 한국분이라 양해를 해주셔서 거주기간의 정산을 일할 계산해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짐을 맡겨야 하는데 잘 아는 교회 장로님쎄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짐을 맡아 주시겠다고 하셨다. 이후 짐을 싸고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버렸다. 이후 짐 정리며 짐을 이동시키다 보니 출발일 30일이 다가 왔다.

내가 일했던 빨간바지 여행사의 사장님이 공항까지 데려다 주어서 히드로 공항까지 이동했다. 거리에 차가 없다보니 평소 한 시간 가까이 걸리던 공항가는 길을 30분 만에 도착했다. 사장님과 서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며 안타까운 이별을 했다. 어떻게든 혼자서 남아서 버티고자 하는 빨간바지 사장님을 보니 안쓰러움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히드로 공항 4터미널에 들어서니 사람이 거의 없어 한적하다. 그러나 대한한공 보딩패스 대기 줄만은 엄철 길었다. 결국 한 시간 반을 기다려 보딩패스를 받고 검색대를 통과했다. 공항 검색대는 오히려 기다림 없이 바로 통과 할 수 있었다. 터미널 안에 들어와 보니 출발시간 2시간 전이었다. 그러나 공항 안의 간단한 물품을 파는 숍을 제외하고 모든 명품 숍이나 카레, 레스토랑은 다 문 닫혀져 있었다. 공항이 거의 유령이나 다름없었다.

2시간 기다림 끝에 탑승을 하게 되었다. 뉴스에 의하면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비행기의 탑승객 전원에 대해 발열 검사를 하여 37.5도가 넘으면 탑승이 거부된다고 들었는데 게이트를 통화할 때까지 체온 검사를 안 하기에 그냥 넘어가나 생각했다. 그런데 비행기까지 가는 연결통로를 지나 비행기 탑승구 바로 직전에 체온 검사를 한다. 다행히 정상체온이라 통과하고 내 자리를 찾아 앉았다.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아 이제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코로나 안전국으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시국 영국 탈출기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