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리 숙소에서 하룻밤 보내기
코로나 시국 영국 탈출기 4. 격리 숙소에서 하룻밤 보내기
코로나 진단검사 결과는 최소 8시간 이후에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결과 나올 때까지 임시 격리시설로 가서 대기해야 하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검사를 받은 우리는 공항을 나와 미리 준비되어진 소방서 버스를 타고 인근의 임시 격리시설로 이동했다. 임시 격리시설은 모 스포츠 단체의 연수원이었다. 연수원 앞에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각자 필요한 일회용품들을 받고 각자 정해진 호실로 들어갔다. 나의 방 번호는 310호실. 방안에는 침대는 두 개였지만 1인1실이라 한명씩 격리 수용되었다. 시설은 다 좋았으나 TV가 없는 것이 조금 불편했지만 그럭저럭 지낼만 하였다.
샤워를 하고 나니 비로소 한국에 들어왔다는 실감이 났다. 숙소에는 무료 와이파이가 있어서 가져간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하고 있자니 저녁 도시락이 배달되었다. 도시락은 그렇게 고급은 아니었지만 나름 먹을만한 도시락이었고 우리나라의 세금으로 주는 것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그렇게 한국 입국 첫날 밤이 깊어갔고 고국에서의 첫날 밤을 낯선 곳에서 편안하게 자게 되었다.
시차 때문에 다음날 새벽에 일찍 잠이 깨어 뒤척거리고 있는데 6시반 경에 전화가 왔다. 어제의 코로나 검사결과 음성이라는 연락이었다. 혹시나 양성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안도의 순간이었다. 음성 판졍을 받은 사람들은 7시20분까지 내려와서 버스를 타라고 한다. 세수를 하고 짐정리를 하고난 후 시간에 맞추어 나가니 1층에서 다시 자가격리자 준수사항을 알려주고 버스를 타게 한다.
아침은 없는 대신 샌드위치와 바나나우유를 하나씩 주어 감사히 아침 요기를 하였다.
소방서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니 다시 인천공항 1터미널로 내려다 준다. 내린 곳은 광명역까지 가는 귀국자 전용 임시버스 정류장이었는데, 티켓매표소에 가서 내 고향으로 가는 ㅇ시로 가는 버스표를 문의하니 그곳으로 가는 버스는 운행중단이라 한다. 할 수 없이 광명역에 가서 KTX를 타려고 처음의 버스정류장에 줄을 섰다. 버스는 30분에 한 대가 오는데, 2터미널에서 먼저 사람을 태우고 오다보니 1터미널에서는 몇 명 탈 수 없어 두 대를 보내고 세 번째 버스를 타니 줄선지 1시간 반이나 흘렀다.
버스에서는 요금을 안 받아서 공짜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다. 광명역에 도착하니 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이 우리를 별도의 입국자 전용 티켓 매표소로 데리고 갔다. 거기서 ㅇ시까지 가는 표를 사니 그때 공항버스 요금 12,000원을 같이 결제한다. 입국자들은 별도의 공간에 격리되어 자기의 기차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안내요원의 인솔에 따라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입국자들이 타는 KTX는 별도의 시간과 차량이 정해져 있었다. 정해진 차량의 18호차(입국자전용칸)에 오르니 십여명의 입국자들만 있었고 자리는 아무데나 앉을 수 있어서 나는 가운데의 마주보는 자리를 혼자 앉아서 편안히 오게 되었다. 차창밖으로 오랜만에 보는 고국의 산천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