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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샘 Sep 14. 2019

[영드소개] 2, <더 크라운> 시즌 2 (2017)

- “용서할 수 없을 때, 그를 위해 기도하라”

[영드소개] 2, <더 크라운> 시즌 2 (2017) : “용서할 수 없을 때, 그를 위해 기도하라”

시즌 1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전후인 1950년대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시즌 2에서는 50년대말에서 60년대 초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처칠이 수상에서 물러난 후 수상이 된 이든은 수에즈 운하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이집트와 전쟁을 일으키고, 영연방 국가들은 점차 영국의 영향에서 벗어나려 한다. 이든 수상이 건강상 이유로 물러나고 등장한 맥밀란 수상도 영국의 쇠락의 흐름은 막을 수 없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잃어가는 대영제국은 아직도 왕년의 제국의 위치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안쓰럽게 그려진다.

영국이 뒷방 늙은이처럼 되가는 사이 여왕의 부부관계도 위기에 처하지만 여왕은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정도만 걷고 원칙을 고수하는 답답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와중에도 애를 둘이나 더 낳아 모두 4자녀의 엄마가 되기도 한다. 이는 기울어져 가는 영국과 영국왕실을 지키기 위해 젊은 나이임에도 자신이 중심을 잡지 않으면 모든 게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시즌 2에서도 10부작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는데, 그중에서도 남편 필립공과의 갈등, 마가렛 공주의 새로운 연인 등장과 결혼,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와의 갈등, 그리고 미국 케네디 대통령과 재클린과의 만남, 그리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의 만남 등이 주요한 이야기이다. 여왕역의 클레어 포이, 마가렛 공주역의 바네사 커비, 필립공역의 맷 스미스의 연기는 이제는 실제 인물인거 같이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남편 필립공은 여왕에 비해 자유롭고 진보적인 성향이 강했기에 정치적으로 대립할 수 밖에 없었는데, 특히 필립공이 왕실의 전용 배를 타고 홀로 몇 개월 동안 영연방 국가들을 순방하면서 신뢰가 무너져 갈등을 겪게 되지만 이후 풀리는 가 했는데, 그 이후로도 필립공은 계속 스캔들에 연루되는 모습을 보인다. 여왕의 그늘로 살기에는 그의 피가 너무 뜨거웠던 거 같다.

이번 시즌 2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기대했던 인물은 케네디의 부인 재클린이었는데, 생각과 달리 닮지도 않고 우아함이나 고상함 같은 매력이 없는 배우가 나와서 감정이입이 안 되는 불상사도 있었다. 재클린 대신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마가렛 공주의 새로운 연인이자 남편이 되는 토니 암스트롱-존스로 등장한 매튜 구드였다. 역시 로맨틱 가이답게 마가렛 공주가 첫사랑 타운젠트를 잊고 금사빠가 되게하는 마성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토미는 바람둥이이자 양성애자라고 한다.

큰아버지이자 전 왕인 에드워드 8세는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어서 영국으로 돌아와 살며 영연방의 수장 직위를 요청한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처음에는 호의적이었으나, 에드워드가 퇴위 후 독일 나치와 서신을 주고 받으며 협력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간적인 고뇌에 쌓이게 된다. 그는 당시 영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전도사 빌리 그리이엄을 만나 조원을 구했고, 그의 대답은 ‘인간을 용서하라. 용서할 수 없을 때 그를 위해 기도하라’라는 조언을 듣게 되고, 에드워드를 다시 영구 추방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는 여왕으로서의 단호함을 보인 모습은 내가 보기에 여왕의 최고의 결단이었다.

이제 올해 11월에 주인공들이 전부 교체되어 새로 시작하는 ‘더 퀸 시즌 3’를 기대해 본다.


https://www.youtube.com/watch?v=430boS6TC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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