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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샘 Dec 02. 2019

[영드소개] 6, 더 크라운 시즌 3

-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고난이 아니라 행동이다

[영드소개] 6, 더 크라운 시즌 3 :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고난이 아니라 행동이다

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전기 드라마인 넷플릭스의 ‘더 크라운’ 시즌 3가 11월에 공개되었다. 시즌 1,2에서 주연으로 활동하던 클레어 포이와 맷 스미스, 그리고 바네사 커비 등의 주요 인물들이 전부 교체되어 여왕역에는 영화 ‘더 페이버릿’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올리비아 콜맨, 필립 공으로는 토비아스 멘지스 그리고 마가렛 공주역으로는 헬레나 본햄 카터가 출연하여 드라마 출연진의 중량감은 더욱 무거워졌다. 그러나 클레어 포이와 바네사 커비의 연기에 익숙하던 눈으로 보아서 그런지 뭔가 모를 낯설음이 느껴지는 시리즈였다.

시즌 1,2에서 엘리자베스가 결혼하는 1947년부터 시작해 여왕으로 즉위한 1950년대를 거쳐 자녀를 넷이나 낳은 1960년대 초반까지를 다루었다면, 시즌 3에서는 1960년대를 다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출연진 배우들이 모두 교체되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고 여왕의 역할도 전편들에 비하여 많이 줄어들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새로운 인물들도 등장하는데, 성인이 된 찰스 왕세자는 조쉬 오코너, 앤 공주는 에린 도허티, 그리고 카밀라 역으로는 에메랄드 퍼넬이 등장한다. 그러나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필립 공의 삼촌인 마운트배튼 공작으로 등장하는 미드 ‘왕좌의 게임’의 찰스 댄스는 드라마의 무게감을 더해 주었다. 그리고 아직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등장 안하는데 아마 시즌 4에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3에서는 영국의 경제가 기울어가던 1964년 영국 총선에 의해 새로이 정권을 잡은 노동당 해럴드 윌슨 총리의 취임으로 시작되는데, 윌슨과 여왕은 처음에는 관계가 좋지 않았으나 나중에는 여왕이 처칠 다음으로 좋아한 총리가 되었다고 한다. 시즌 3에서도 시즌 1,2와 마찬가지로 열편의 에피소드가 각각 기승전결과 주제를 확실히 부각하여 보고 난 후에는 뭔가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은 여젼했다. 

시즌 3의 열편의 에피소드 가운데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3화와 7화였다. 3화에서는 1966년 웨일즈의 탄광마을 애버팬에서 석탄광산이 무너지면서 광산 밑에 있던 마을의 학교 학생 116명을 포함한 144명이 매몰되 희생된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한순간에 자녀들을 잃은 사람들은 맨손으로 검은 석탄을 파내며 필사적인 구조활동을 펼치는 장면은 너무도 가슴 아팠다.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윌슨 총리의 현장방문 건의를 듣고도 “여왕은 현장이 아닌 병원을 방문한다”면서 일주일이나 경과한 후에 현장 방문하여 국민들의 원성을 듣게 된다. 여왕이 왜 그렇게 경직된 태도를 보이면서 민심을 등 돌리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우리의 세월호 사건이 오버랩되면서 남의 일 같지 않게 가슴이 아팠다.

7화에서는 1969년 미국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본래 자신의 야망이 컸던 필립 공은 여왕과 결혼하면서 왕실의 조연으로 남아있게 된 것에 회한이 있었다. 해군장교 출신으로 비행기 조종이 취미였던 그는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을 남들보다 더 관심있게 보았고 대리 만족을 얻으려고 했다. 그리고 세명의 우주비행사를 버킹검으로 초대하여 그들의 당시 느낌을 물어보았지만 그들의 대답은 “정해진 절차에 의해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는 평범한 대답이었다. 그들은 오히려 여왕의 남편으로서의 필립 공의 삶을 궁금해한다. 후에 아폴로 11호로 대변되는 필립공의 갈망은 그가 그토록 무시했던 윈저성의 신부의 내적인 깨달음이었음이라고 드라마는 연결시키고 있었다. 신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고난이 아니라 행동이다”

그리고 시즌 3에서는 여왕의 여동생인 마거릿 공주의 험난한 결혼 생활도 등장하고 성인이 된 찰스와 그의 평생의 연인이었던 카밀라가 등장하면서 마무리된다. 가족의 압력으로 그녀와 헤어지지만 여전히 그녀를 잊지 못하는 찰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솔직히 찰스가 왜 그렇게 그녀에게 집착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질 않는다. 아무튼 내년에 방영될 시즌 4에서는 다이애너비와 대처수상도 나오고 왕실 자녀들의 막장드라마도 이어지리라고 보기에 더욱 기대되어진다.

* 크라운 시즌 3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vLXYfgpqb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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