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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람들의 고민과 걱정 #2

3) 걱정 많은 사람들

by 건작가

타로 상담을 하다 보면, 사람들의 고민은 끝이 없었다.

연애, 직장, 가족, 돈, 건강, 미래…


어떤 사람들은 가벼운 호기심으로 찾아오고,

어떤 사람들은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들도 알 것이다.


타로는 완벽한 답이 아니라는 걸,

결국, 사람들은 스스로 답을 찾아낸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에서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3-1) 아기 천사와 만날 수 있을까요?


타로 상담을 해온 지도 벌써 10년 가까이 지났다.


12월 26일, 크리스마스가 지난 다음 날,

이제는 온라인으로 타로 상담을 확장해볼까 싶어, 처음으로 타로 상담 글을 올렸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이 질문을 남겼다.


대부분은 평범한 연애운이나 금전운을 묻는 내용이었지만,

그중에서 유독 내 눈길을 끄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1월에 아기 천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조심스럽게 대화를 이어가 보니, 여러 번 유산을 겪었던 분이었다.

다가오는 1월, 시험관 시술을 하는데 이번에는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 물어보는 질문.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그 말에는 간절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 마음이 너무나 애틋해 보여서, 그날 새벽 조용히 타로 카드를 펼쳤다.

나도 모르게 마음을 다잡으며 좋은 결과가 나오길 간절히 기도했다.


천천히 한 장 한 장 카드를 펼쳐보았다.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던 걸까.

다행히도 카드 결과는 너무도 좋았다.


나는 응원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답글을 남겼다.


다음 날, 그분이 답글을 확인하고 댓글을 남겼다.

“이번 1월에 첫 이식 하는데 좋은 결과 있을 거라는 말만 들어도 너무 좋네요. 응원 고마워요!”


그 말이 가슴 깊이 박혔다.

그분의 마음이 얼마나 애타고 간절했을지, 그 긴 시간을 얼마나 버티고 견뎌왔을지를 생각하니 나 또한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다.


“꼭 아기 천사가 무사히 찾아오기를.”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다.


글을 쓰다 갑자기 궁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그분의 게시글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기적 같은 소식이 적혀 있었다.


시술 한 번에 성공해서 뱃속에서 잘 자라고 있어요!

그 글을 읽는 순간 마음이 놓였다,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 보잘것없는 능력과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무엇보다 큰 희망이 될 수도, 절망이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을.




3-2) 과거의 나를 마주한다면?


“사장님, 저 궁금한 거 있어요!”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무작정 제주도로 내려온 손님이었다.


문득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은 나에게 궁금한 게 많아 보였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어떻게 제주에 정착했고, 어떻게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나는 성심성의껏 이야기해 주었다.


내가 어떻게 제주까지 왔고,

어떤 선택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하지만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그는 계속 쭈뼛쭈뼛 눈치를 보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무슨 고민 있으세요?”

그는 한숨을 쉬며 솔직히 털어놓았다.


“퇴사하고 나서…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막상 내려왔는데, 막막하기만 해요.”


그의 고민을 가만히 듣다 보니,

과거의 내가 겪었던 고민을 그대로 다시 듣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불확실함.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답답함.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불안.


너무나도 익숙한 고민이었다.

그래서 더 신경이 쓰였나 보다.


마치 과거의 나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타로 한번 보실래요?”

나는 그에게 말했다.


그는 여전히 자신 없는 표정으로 쭈뼛쭈뼛 타로를 보기 시작했다.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카드도 무난하게 잘 나왔다.

그렇게 짧은 상담을 마치고, 다른 사람들과 밤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2년 뒤. 다른 손님을 통해 그의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사장님, 혹시 이분 아세요?

이분이 여기 가보라고 추천해 줘서 왔어요!

이분 지금 서귀포에서 게스트하우스 운영하고 있어요!”


순간 기분이 묘했다.


나와 닮은 고민을 하던 사람이,

나와 같은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


묘하면서도,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처음 타로를 봐주었을 때부터 느꼈는지 모르겠다.

그를 보면서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문득 그에게 해주었던 말들이,

어쩌면 과거의 나에게 하는 조언이었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때로 돌아가서 그 시절의 나에게 한마디를 보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조언을 해줄 것인가?


진지한 조언을 해줄까?

용기를 내라고 말해줄까?


나는 피식 웃으며 혼잣말을 했다.


“무조건 비트코인 사!!”




4) 상담을 통해 깨닫게 된 것들


타로 상담을 하다 보면,

나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함께 나누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단순히 고민을 듣고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그 감정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는 순간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타로 상담이 좋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삶이 궁금했고,

그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들이 내 조언을 듣고 희망을 찾을 때,

그것은 나에게도 힘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두 어두운 길을 걸어갈 때 등불이 필요하다.


내가 타로 상담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미래를 점치기 위해서가 아니다.

방황하는 이들에게 길을 밝혀주고 싶어서다.


물론 나는 완벽한 길잡이가 아니다.


하지만 어두운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환한 등불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그게 내가 원하는 삶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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