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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희 Jun 16. 2023

세수하는 시간

김경희


  세수하는 시간

 


세면대 앞에 섰습니다

수도꼭지 틀어 물 받으니

졸졸졸 시냇물이 흐릅니다

얼굴에 냇물 발라두고

손에 잡은 비누 비벼대니

파란 하늘 떠다니는 뭉게구름

손바닥에 하얗게 피어납니다


두 눈을 꼬옥 감았습니다

얼굴에 구름 찍어 문지르니

양털 되어 포근히 감싸줍니다

세수하는 지금 여기의 나

피어오른 뭉게구름 바라보며

냇가에 두 손 넣으니

물기 젖어 뽀송해진 내 얼굴

흐르는 냇물 위에 어른거립니다


세수하는 시간엔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두둥실 떠가는 구름이 보입니다

냇가에서 첨벙거리던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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