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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가족 데이트 코스(전주)

자전거길, 꽃가마 카페, 동고사 노을, 라보테 혁신점

by 김경희


해마다의 가을은 아쉽지만 특히 올해의 가을은 한순간에 빠르게 다가왔다가 휙 하고 지나갈 것만 같습니다. 모로나 영향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이 되면 저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노래가 생각나더라고요. 모두의 가슴속에 감성을 불어넣는 노래라서 그런가 봅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노래의 가사 중에는 "낙엽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라는 내용이 나오지만 저는 외로운 이야기는 아니고 즐거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ㅎㅎㅎ


지난 주말에 전주 근교에서 알찬 가족 데이트를 했습니다. 우리 부부와 아들 커플, 딸 커플 이렇게 세 쌍 이서 알찬 시간을 보냈는데요. 전주 데이트 코스 : 멋진 자전거 길, 한옥마을 빙수 잘하는 카페 - 꽃가마, 노을 명소-동고사, 혁신도시 맛집 - 라보테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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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자산 자전거길>



제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전주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영 자전거 대여소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 치명자산 자전거 대여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주소: 한옥마을 (치명자산) 자전거 대여소-

전주시 완산구 바람 쐬는 길 92번지


주차 ; 천주교 전주교구 치명자산 성지 주차장에


이용요금 -1회 1,000원 (하루 종일 이용 가능)


이용방법-휴대폰 인증으로 본인 확인을 거쳐 대여해 줌

(휴대폰 인증이 안 되는 경우 이용할 수 없음)


반납 장소는 어느 대여소나 해도 됨(8개소)


작년부터 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치명자산에서 신리 쪽으로 자전거를 이용해서 나들이하시는 분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전주천 상류를 거슬러 오르는 치명자산 자전거길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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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자산에서 원색 마을까지 올라가면 동네 어귀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그 나무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전주천을 끼고 쭉 올라가면 아름다운 자전거 오솔길이 나온답니다.


도로명으로는 바람 쐬는 길인데 바람길이 잘 통하는 곳이라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더라고요. 매번 가면서 느끼는 건데 전주에서 가장 바람이 잘 통하는 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예로부터 바람 쐬는 길에서 부는 바람이 전주의 명소 한벽루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한 여름 더위를 피해 한벽루에 올라 시와 풍류를 즐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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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 마루를 지나 천을 타고 쭉 올라가면 데크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고 바라보면 눈앞에 상관에서 내려오는 전주천과 가로수가 예쁘게 어우러져 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한 여름엔 주민들이 이곳에서 다슬기를 잡는 곳인데 그만큼 물이 맑은 곳입니다. 자전거 대여소에서 데크길까지는 한 40분 정도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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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길 위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신리 쪽으로 잘 포장되어 있는 농로를 따라 올라가니까 얼마 전까지 황금물결을 이루었을 누런 논이 추수를 해서 텅 빈 논이 되어 있었습니다.


농로 끝에 도착하면 다리가 하나 나오는데 그 다리를 타고 오른쪽으로 돌면 (신리 쪽 말고 전주 쪽으로) 잘 포장된 자전거길이 나옵니다. 그 길을 따라 쭉 돌아오면 자전거를 빌린 대여소에 도착합니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가다 쉬다를 반복하면서 바람 쐬는 길을 한 바퀴 여유 있게 돌고 나니 1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상쾌한 바람맞으며 자전거를 타다 보니 즐거움이 서로의 마음을 꼭 묶어주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빙수 잘하는 카페 - <꽃가마>




한옥 마을의 감성 카페 꽃가마는 디저트 카페이면서도 숙박업도 겸하는 곳으로 빙수 맛집으로도 유명합니다. 한옥을 개조해서 만들어진 꽃가마는 입구부터 분위기 좋은 곳이 많아 사진 찍는 분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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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꽃가마 카페는 들어가기도 전에 황토 흙으로 쌓은 돌담과 함께 어우러진 회색 기와가 정겨움을 선사해 줍니다.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강해서 문지방을 넘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지는 카페입니다.


꽃가마는 한옥마을 메인 거리인 경기전 사거리에서 성심여고를 지나 천변 쪽에 가깝게 있기 때문에 한적하게 고풍스러운 한옥의 여유를 조금 더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꽃가마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167

전화번호: 063) 285-6375

평일 09:00~21:30

주말 09:00~22:00



베테랑에서 칼국수와 만두를 배불리 먹고 들린 꽃가마에서 배부르지 않고 기분 좋게 맛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아이들이 메뉴판을 보며 고민하는 시간에 저는 꽃가마 내부를 돌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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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가을에 먹은 빙수의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우유를 얼린 눈꽃 빙수에 찹쌀떡과 팥 그리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조화를 이룬 팥빙수는 할머니의 포근한 맛이었어요. 그리고 망고 빙수는 요구르트를 얼려서 간 것 같은 맛이 났는데 달콤 새콤 상큼한 맛이었답니다.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맛있었냐고 물으신다면~~

쉽게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하기 힘든, 그러니까 둘 다를 먹어야 좋겠다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하하하!!


꽃가마의 내부는 다양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들어서는 입구에서 오른쪽으로는 우리나라 전통적인 좌식 공간이 있고 오른쪽으론 앤티크 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테이블이 한옥과 잘 어울리게 나무 재질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더욱 고풍스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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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마 내부는 상당히 넓은데요. 다양한 공간이 있기에 손님이 많지 않을 땐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차도 마시고 사진도 찍어 놓으면 여러 군데의 카페를 다녀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것 같습니다.


좌식으로 조성된 곳에는 누울 수 있는 마루도 제공되고 있어서 목침을 베고 누워서 쉬어갈 수도 있답니다. 사람이 많을 땐 벌러덩 누워있긴 민망하지만 사람이 적을 땐 편히 쉬어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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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마 타고 시집가던 갑순이가 살았을 것 같은 꽃가마 카페는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는 공간으로 한국적인 미에 유럽풍의 분위기가 콜라보를 이루고 있는 공간입니다.


꽃가마 카페에 있다 보니 갑돌이와 갑순이의 안타까운 이별을 노래한 "새색시 시집가네"라는 노래가 생각나더라고요. 아마도 카페 이름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새색시 시집가네/이연실


수양버들 춤추는 길에 꽃가마 타고 가네~

열아홉 살 새색시가 시집을 간다네~

가네 가네 갑순이 갑순이 울면서 가네~

소꿉동무 새색시가 시집을 간다네~


뒷동산에 밭이랑이 꼴 베는 갑돌이~

그리운 소꿉동무 갑돌이뿐이건만~

우네 우네 갑순이 갑순이 가면서 우네~

열아홉 살 새색시가 시집을 간다네~



울면서 시집가는 갑순이, 울면서 시집가는 갑순이를 붙잡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는 갑돌이. 그 어린 마음들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정말 가슴 절절한 사랑, 풋풋한 사랑이었을 것 같아요. 왜 이다지 옛날에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았을까요? 그 어린 나이에......


꽃가마에서 나와 차를 주차해 놓은 천변까지 걷는데 높아진 파란 하늘 위로 양털 구름이 수를 놓고 있더라고요. 근데 참 아름다웠습니다. 길가에 노랗게 익어가는 하트 모양의 풀잎마저 사랑스러웠고요.~^^



<전주 노을 명소- 동고사>


동고사 노을을 보기 위해 도보로 가려면 치명자산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올라가면 되는데요.(40분 정도 산행) 차를 가지고 갈 경우에는 군경묘지 쪽으로 돌아서 가야 합니다.


차로 갈 경우 내비게이션에 '동고사'를 검색하고 가면 되는데 군경묘지를 지나 포장된 산길을 오르다 보면 대나무 숲이 나옵니다.


대나무 숲 앞에 작은 공터가 있는데 그곳에 주차를 하고(5대 정도 주차 가능) 치명자산 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5분 정도 오르면 치명자산의 전망 명소에 도달합니다.


동고사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낙수정 2길 103-100


전망 명소에 오르면 아기자기한 전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고개를 좌로 돌리면 남원 가는 국도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전주천과 한벽당이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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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으론 국립 무형 유산원과 한옥마을이 보이고 그 너머에 완산칠봉과 서부 신시가지에 우뚝우뚝 서 있는 아파트 숲까지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우리가 동고사에서 치명자산 전망 명소에 오른 시간은 5시 20분경이었는데 해가 짧아진 가을이라 그런지 해 너미를 가까스로 볼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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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 너머로 해는 넘어갔지만 하늘에 붉은 노을을 벗 삼아 동고사 쪽으로 내려오니 맑은 약수가 떨어지는 약수터에서 졸졸졸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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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사는 신라시대에 지어진 오래된 사찰인데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844년 (헌종 10년)에 다시 중건했다고 합니다.


동고사라는 이름은 전주의 동쪽 기린봉 자락에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1984년에 전북 문화재자료 제2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혁신도시 양식 맛집 - 라보테



동고사에서 라보테까지는 차로 35분 정도 걸렸습니다. 며칠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었는데도 밀리는 시간대라 그런지 약간 대기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15분 정도) 대기하는 시간에 테라스에 나가 기지제 야경을 구경할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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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보테를 이용하실 분들은 예약하지 않고 가면 대기 시간이 많이 길어지니까 꼭 예약을 하고 가셔야 합니다. 단 예약을 하실 경우 예약한 시간에서 15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예약이 취소되니까 이점 유의하세요. 잘 되는 음식점은 상당히 빡빡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ㅎㅎ


라보테 혁신점: 063) 213-3332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104-16 3층 라보테
영업시간 : 오전 11:00~오후 10:30

브레이크 타임 (평일 15시~17시)

마지막 주문 시간: 평일 오후 9시, 주말/공휴일 오후 9시 30분


라보테의 실내는 화이트 톤으로 깔끔한 분위기입니다. 기지제 호수 쪽으로 기역 자 방향은 모두 유리로 되어 있어서 밝을 때는 멋진 호수의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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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보테의 메뉴들은 모두 중간 이상의 맛을 보장합니다. 이번에 먹어본 메뉴를 공개해 보겠습니다.

우리 식구들은 다들 라보테 음식 맛이 굿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먹어본 메뉴들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을 고르라면 라따뚜이를 고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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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프랑스 가정식 파티에 빠지지 않는 스페셜 코스로 진한 토마토소스에 치즈와 야채를(애호박, 가지) 구워낸 오븐 요리 (토마토소스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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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필라프-소고기의 진한 육즙과 쫄긴한 식감이 즐거운 볶음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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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갈릭 피자-달콤한 꿀과 고소한 치즈, 풍미 가득한 마늘구이까지 더해진 달콤 담백한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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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코 오일 파스타-이베리코 돈 목살 구이와 바질, 오레가노 오일로 맛을 낸 오일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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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움바 파스타-매콤하게 진한 크림, 베이컨, 새우, 버섯 등을 가미한 페투치네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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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살 로제 리조또-수제 토마토소스에 게살, 꽃게, 날치알을 넣어 촉촉하고 진하게 볶아낸 리조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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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 버섯 샐러드- 송로버섯 오일과 각종 버섯이 들어간 샐러드



맛있고 예쁘게 차려진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동고사에서 노을을 보며 붉어졌던 서로의 마음이 라보테에선 아늑하게 익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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