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Bag)"-김경희 작가-

퀼트 패턴 이야기

by 김경희

"여인들에게 가방은 장식품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어떤 여인은 가방 속에 바쁨을 담고 다니고, 또 어떤 여인은 가방 속에 예술을 담고 다니며, 아름다움, 지혜, 겸손, 여유로움 등등..... 여성들의 가방 속엔 실로 다양한 것들이 들어있다. 나는 가방 속에 행복 바이러스를 오래도록 담고 다니고 싶다." -퀼트 작가 김경희-



가방은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필요한 물건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 개인이 여러 개의 가방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들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들었던 가방의 개수를 세어본다면 몇 개나 될까?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가방의 개수, 사용해온 가방의 숫자를 세어본다면 아마도 깜짝 놀랄 것이다. 나 역시 지금 가지고 있는 가방의 숫자와 사용했던 가방의 숫자를 하나, 둘, 셋, 넷..... 세어 보다 너무 많아서 멈추어 버렸다.


예전에 한참 바쁘게 일을 할 땐 00 똥, O넬, OOOOO뎅... 등등 유명 브랜드에서 나온 튼튼한 가죽 가방을 들고 다니기도 했었는데 천으로 만든 가방의 가벼움을 알고 나서부터는 천 가방을 선호하게 되었다. 물론 내구성 면에서 천 가방은 가죽 가방보다 약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미적인 면보다 실용적인 면을 상위에 놓고 달리는 나이가 되다 보니 천 가방 애호가가 되는 것 같다.


가방(bag) 패턴은 가방 모양을 패턴화 한 상형 패턴이다. 이 패턴을 만들게 된 계기는 수많은 자료들과 여러 가지 물건들을 빵빵하게 넣고 다니던 바쁜 후배의 가죽 가방을 보면서 우리네 삶에서 꼭 필요한 가방이 의미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물건들이 참으로 다양하다. 또한 이럴 때는 이 가방 저럴 때는 저 가방으로 바꾸어 가며 장소마다 용도마다 다르게 들고나가기도 한다. 그러니 가방은 사람과 아주 친밀한 물건임에 틀림없다. 가방 중에 내가 가장 잘 애용하고 있는 가방은 새털보다는 아니지만 무게감이 가장 가벼운 에코백이다.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가벼워서 자주 들고 다닌다. 에코백을 사용하다 보니 이제는 무게감이 있는 가방은 자꾸 뒤로 밀린다.



에코백은 친환경을 말하는 Eco와 가방을 의미하는 Bag이 만나 에코백(eco bag)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만들어진 동기는 한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비닐봉지의 사용을 줄이고 동물의 가죽이나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취지로 등장했다고 한다. 나는 환경 운동가는 아니지만 에코백을 애용하게 되면서 조금이나마 환경운동에 보탬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할 때도 있다. 오늘은 이런 뿌듯한 마음을 벗 삼아 딸에게도 하나 주고 새아기에게도 하나 주려고 누빔지를 잘라 겨울 에코백 두 개를 완성했다.


겨울용 에코백은 재봉틀로 박았는데 누빔지 천이 두껍다 보니 바늘을 네 개나 부러뜨렸다. 바늘이 부러질 때마다 "오호통재라~오호 애재라~"라는 문장이 나오는 규중칠우 쟁론기를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대신했다. 딸과 새아기의 에코백은 수수한 데이지 꽃 다섯 송이를 수놓고 이름의 끝자를 새겨넣어 만들었다. 화려한 수를 놓아 만들어 주면 필시 안 들고 다닐 것 같아서 최대한 소박한 분위기가 나도록 노력했다. 만들어서 사진을 찍어 보내니 "예쁘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다. 일단은 합격인 것 같다.



가방(Bag) 패턴을 소개하면서 퀼트로 만든 가방 들도 소개해 보아야겠다. 여행 갈 때 여권을 넣어 어깨에 메고 다니는 크로스 백, 작아진 청바지를 뜯어서 독서모임 갈 때 들고다니는 책가방, 딸네미에게 주려고 만들었던 멋쟁이 가방, 1박 2일 여행 갈 때 가지고 다니는 여행가방(이 가방은 나중에 내 아이들이 아기 낳은 후 기저귀 가방으로 주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가져가서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누빔지 호보백, 아플리케로 만든 그린과 바이올렛의 조화를 이룬 화려한 가방, 프레임 가방, 선물로 받은 색동 가방, 배낭 등등.......



이 외에도 실로 색상과 다양한 모양의 가방들을 지금까지 수없이 만들었다. 물론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방도 있으나 매해 열렸던 퀼트 전시회 때 내야 하는 의무감 때문에 만들어진 가방들도 있고 수강생들에게 가방 만드는 법을 지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가방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방들은 이미 내 손을 떠났고 보관하고 있는 가방들은 몇 점 안된다. 이제는 가방 만드는 것은 더 이상 하기 힘들어서 멈추고 있다. 하지만 창작의 충동이 솟구치는 날 또 다시 만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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