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마음 수집

6. 진심이 담긴 마음이 전해질 때

by 주영


성인이 되면 독립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예전에 갓 성인이 되었을 때는 단지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

성인으로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그런 등등의 이유로 이런 말들을 많이 하나 보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성인의 나이를 훌쩍 지나고 보니 이는 단지 그런 이유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미성년일 때는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부족하고 부모님의 의견에 기대야 할 일이 많았지만

성인이 되고부터는 스스로 판단할 일이 많고 부모님과의 이견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나이가 많든 적든 자녀를 보살피고 싶어하는 부모님과,

최신 정보를 보다 많이 습득하고 사회생활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자녀간의 판단의 불일치는

어쩌면 시간이 지날수록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부모님의 연륜과 자녀의 최신 정보를 유기적으로 교환할 수 있는 관계라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론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흘러가지 않는 것이 관계이지 않은가.

이상적인 관계는 누구나 알지만 막상 생활 속에서는 그게 마음처럼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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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가 집에 거주하시면서 부모님과 자녀로서의 관계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되기 시작했다.

웃으며 마주해도 마음이 불편하고, 자꾸만 짜증 섞인 서로의 말투에 고성이 오가고,

눈치 볼 상황이 아닌데도 서로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

성인이 되면 독립하라는 말이 있지만 경제적인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독립을 미루고 있는 상황.

사랑을 많이 전해 주신 외할머니이시지만, 편찮으셔서 건강치 않은 정신이라는 것도 알지만

갑자기 소리치고, 불평하고, 옆에서 케어하느라 고생하는 자신의 딸이자 나의 어머니에게

잔소리를 늘어 놓고 아이처럼 떼쓰는 모습을 마주할 때면 사람을 미워하는 최고치가 이런 수준일까라는

생각에 도달해 스스로 소스라치게 놀라고 울적한 기분에 매몰될 때가 많아지는 상황.

사랑하면서도 밉고 가족을 미워하는 스스로가 또 너무 실망스럽고,

복잡한 감정들과 여러가지 상황들이 뒤엉켜 매일이 피곤한 일상이 쌓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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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기는 기회다! 라는 말이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닌가 보다.

피곤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집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다 보니

좋아하는 카페에서 개인적으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고,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한정적으로 집에 있는 시간동안 해야할 일들을 계획하고 꼭 끝내야 할 일들 위주로 처리하다 보니

집에서 늦잠자고, 야식 먹고, TV 보며 늘어지는 시간들이 미뤄졌다.

예전에는 주말이면 먼저 늘어지는 시간들을 보낸 뒤

해야 할 일들이 미뤄지는 경우가 잦아 후회를 반복했는데

후회없는 시간으로 주말까지 채울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책을 열심히 읽고 활동에 참여하겠다고 야심차게 신청만 해 놓았던

북클럽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체득한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북클럽을 하다 보면 저자 강연회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는데

평소 같으면 너무 멀다며 마다했을 강연들을 캘린더에 하나하나 소중히 메모하며 참석했다.

처음에는 집에 있는 시간을 대신 떼우러 간다는 생각으로 참석했었는데

무료이거나 아주 최소한의 금액으로 신청을 받고, 치열한 경쟁 없이 참석할 수 있고,

강연을 준비하는 스탭분들의 친절한 맞이, 언제나 청중을 배려한 쾌적한 장소로 인해

점점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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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강연하시는 분들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쏟아내는 듯한

진심어린 자세와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다.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눈물을 훔치며 아무렇지 않은 척한 적이 꽤 많았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힘들지?"라고 말하는 것도 아닌데

뭔가 현재 나에 대한 이야기 소재도 아닌데

그냥 그 진심어린 말들이 너무 소중했다.

왜 눈물이 나는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져 당황한 순간이 이어졌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마음이 후련하고 뭔가 충만함으로 가득 채워진 기분이 들었다.

참으로 신기한 경험들이다.

여러 강연자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몰랐던 정보도 얻었고, 무언가를 해야 할 동기도 생겼고,

현재를 더 충실하게 살아갈 지혜도 얻었고, 어른으로서의 자세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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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의 환경은 그대로지만 그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스트레스 받고 짜증나는 상황 속에서 이겨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 또 하나 생겼다.

내 마음을 잔잔하게 만드는 방법.

비록 요란한 마음의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그만큼 진심이 담긴 마음이, 말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마음 가득 느낄 수 있었다.

진심은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때 그 힘이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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