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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Dec 09. 2019

'인싸', '아싸'로 정의되는 재미없는 사회


'인싸'가 되어서 '아싸'가 되어서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광고, 예능, SNS 등 요즘 어딜 가나 '인싸'와 '아싸'로 구분하는 사회가 돼버렸다. 단순한 단어적인 기본 의미를 넘어서 인싸에 속하면 나름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 적극적이고 당당한 삶을 사는 것으로 인정되는 것 같고, 아싸에 속하면 소극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지고 칙칙한 사람인 듯 부정적으로 인정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인싸와 아싸를 구분 짓는 잣대는 누구의 기준에 맞춰서 결정 나는 것일까? 


신조어를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서? 줄임말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최신 유행 드라마의 모든 내용을 꿰뚫고 있느냐에 따라서? 조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적극적으로 잘 어울릴 수 있느냐에 따라서? 낯선 곳에서도 아무나하고 잘 어울리고 잘 지낼 수 있느냐에 따라서? 술자리에서 잘 어울리느냐에 따라서? 등등


요즘 인싸들은 이렇다라고 하는 것들의 내용들을 보다 보면 이런 질문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을 기준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런 요소들은 단지 그 사람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요소들 아닐까? 최신 유행 요소를 조사해야 하는 일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굳이 모든 사람들이 최신 유행 요소를 꿰뚫고, 누구나와 쉽게 친하게 지내고, 모든 모임과 대외활동에 활발하게 활동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자신의 관심사 정도만 알고 있다면 서로가 서로의 다름 속에서 소통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알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이 정보에 대해 모른다고 '이것도 몰라? ', '이렇게 안해?' 라고 하기 전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나누며 소통하는 즐거움을 만들면 되는 간단한 것 아닐까. 각자의 개성과 다양한 색깔에 따라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회가 되는 것 아닐까. 


요즘 계속해서 통용되는 '인싸'와 '아싸'의 구분을 보고 있노라면 개성 없이 다수의 편견에 따라 긍정과 부정적인 두 갈래로 구분 짓는 것 같아 답답하다. 군중 속에 활짝 웃으며 있는 사람이라면 긍정적인 것이고, 진지하게 홀로 있으면 부정적인 것이 되는 걸까? 혼자 밥 먹고 술 먹고, 혼자만의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도 '인싸'와 '아싸'로 군중 속에서 어떤 성향을 나타내는지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구분 짓는 요즘의 세태가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도 있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소수와 소통을 하고 정적인 사람도 있고, 어떤 조직에서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도 있고, 어떤 조직에서는 소극적으로 활동할 수도 있고, 표현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창의적인 사람일 수도 있고, 적극적인 모임을 하면서도 정적인 시간을 좋아할 수도 있고, 소극적인 모임을 하면서도 활동적인 취미를 갖고 있을 수도 있고. 단순히 단면적인 부분만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고 성향을 나눠버리는 것은 너무 섣부른 일반화의 오류이자 편견이 아닐까. 



마케팅하기 편한 이분법적인 구분이 아니라 '인사이드 아웃'이 추구되었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맞는 내면을 차곡차곡 쌓아서 그 내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사람. 다수의 의견에 꼭 들어맞는 사람으로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그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것. 


인싸와 아싸로 구분되는 사람보다는 단순히 이분법적인 사고로 구분 짓기 어려운 이성적인 존재가 매력적인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그런 나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단면만을 보는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나'의 평가만이 제대로 된 평가이지 않을까. 그러니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고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타인에 의해 인싸 아싸로 구분되고, 긍정적인 '싸'가 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야 되는 사회가 아니라 다양한 '인사이드 아웃'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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