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겉만 보고 상대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빨리 처리해버리는 성급한 성격이 사람을 판단하는 부분에도 적용되는지 그 내면의 어떤 모습을 숨기고 있는지 궁금해하기보다는 밖으로 드러난 모습으로 성급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자신의 내면의 10분의 1도 표현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겉으로 표현된 단 몇 초의 첫인상으로 자신의 선입관을 총동원해 그 사람을 판단해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그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했던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사람의 내면을 바라보는 진심을 이야기하는 영화였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주인공 케이트는 크리스마스 용품점에서 엘프 옷을 입고 가게를 지키는 점원이다. 노래는 잘하지만 이곳저곳 응시한 오디션에는 번번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걸린 엄마로 인해 집에서 우울한 기분을 견디기 힘들어 이곳저곳 친구네 집을 전전하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마음이 불안한 케이트는 친구네 집에서도 의도치 않은 사고만 치게 되고 결국 어떤 곳에서도 발 붙일 곳이 없는 신세고, 자신은 구제불능이라는 자책감에 자신감만 점점 떨어져간다.
그러다 하늘을 바라보라고 자꾸 말하는 이상한 남자를 만난다. 마음이 불안정했던 케이트는 이 남자와 있을 때면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이 드는 것을 느끼고 계속해서 마음을 주게 된다. 남자는 케이트의 겉모습만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케이트의 진심을 헤아리고 소통하려는 마음을 보인다. 처음 만났지만 섣불리 세상의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장점을 바라봐준다. 휴대전화도 없고, 자꾸 사라지는 이상한 남자로 인해 케이트는 전전긍긍하는 날이 많지만, 이 남자의 진심을 담은 조언으로 인해 점점 자신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해나가는 변화를 겪게 된다. (이 특이한 남자의 정체는 반전이 있으니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오디션에만 목숨 걸었던 우울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노래를 통해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시작하고, 이 작은 행동은 불안했던 케이트를 소통할 수 있고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따뜻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만들어준다. 남자의 조언대로 상대가 좋아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찾아 하나둘 실천하면서 케이트의 주변 지인들도 케이트로 인해 작은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내 마음과는 정반대의 말을 할 때도 있고, 나는 매우 즐거운데 얼굴에는 그 기분을 전혀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말을 내뱉고 뒤돌아서서 후회하는 사람도 있고, 그때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 조금은 소통이 느린 사람들도 있다. 마음의 상처가 크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밝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속을 꺼내 확실하게 내면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상대를 단 한순간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미워하는 오류를 범하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서는 그런 것을 따질 여유가 없이 단 한순간에 모두 판가름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우리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으로 상대를 천천히 알아가는 과정을 기쁘게 견뎌내는 시간이 길어졌으면 좋겠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사람의 온기가 있어야 한다. 혼자 있는 삶을 좋아하는 사람도(나도 너무 좋아한다) 완전히 아무도 만나지 않고 단절된 상태로 혼자만의 삶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니 우리 서로 연약한 인간대 인간으로 서로 미워하는 일들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뒷담화하면서 내가 아니면 된다면 생각에 이말저말 떠들어대기보다는 내가 그 말을 들었을 때의 상처를 생각하며 상대를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매일 갑니다, 편의점' 책에 보니 편의점 점주를 하고 있는 한 친구가 다른 편의점에 들르면 꼭 2 플러스 1 행사를 하고 있는 음식을 사서 자신과 자신의 친구가 하나씩 먹고 남은 하나는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에게 건넨다는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너무 따뜻했다. 내 이익을 위해 움직이기보다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힘듦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그렇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받은 아르바이트생은 또 다른 이에게 그 따뜻함을 전하게 되지 않을까.
이렇게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서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일상이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선물 같은 하루하루가 되기를. 드라마의 대사처럼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기쁨을 자주 느낄 수 있는 삶이 되기를. 서로의 내면을 바라봐주고 관심 가져주는 풍성한 일상이 되기를. 내일이 기다려지는 삶이 되기를.
로맨스 영화에서 살짝 비껴나간 소재가 너무 마음에 든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보며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