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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Nov 18. 2021

영화:>신세계

열여덟 번째 편지 : 고민하는 자성, 잊히지 않는 정청

영화에게...


영화 신세계의 자성은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

 잠입 수사를 통해 범죄 조직에 깊숙이 들어가,

 8년이라는 긴 시간,

 아니 그보다 더 긴 시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시간 동안

 범죄 조직 내에서 생활하게 될 줄은 절대 몰랐겠지.

아마도 안정된 삶을 꿈꾸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부푼 희망을 안고

경찰이라는 삶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경찰 조직은 자성을 가만 놔두지 않고

범죄 조직인지 경찰인지 헷갈릴 만큼

자성을 혹독하게 몰아세우고

자성은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을

끊임없이 이어가는데.

아무리 옳은 목적이라 하더라도

사람이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옳은 일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울 거야.




나는 신세계 영화를 보면서

대의라는 명목 하에

경찰 조직의 점점 심해지는 불신으로,

자신이 목숨 걸고 위했던 두 조직 사이에서

불안정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어렵게 버티는 자성이 너무 안쓰러웠어.


주인공 자성은 화교 출신으로

일반적으로 평범하기보다는

출신 배경으로 인해 조금은 어려운 환경을 딛고

경찰이 되었을 거야.

그런데 그 과정을 악용해 같은 동료를 이용하다니.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저런 일이 과연

영화 속에서만 있는 일일까.

과연 경찰 조직과 범죄가 연관되어 있는 

특수한 조직에서만 있는 일일까.

의문이 들었어.



일상에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쉽게 신뢰를 저버리고,

사람을 수단으로 생각하고,

집단의 대의와 반하면 외톨이로 만들어 버리는 일들이

뉴스만 봐도 자주 접했던 일들이기에

자성이라는 인물의 복잡한 심경들이

그저 가볍게 영화로 치부하기에는 무겁게 다가왔어.


그리고 신분과 목적에서 벗어나

함께 동고동락하며 자신이 느끼고 깨달은

자성의 본모습만을 신뢰해 주는

깡패(?) 정청의 진심이

진한 여운으로 남는 것도 씁쓸한 기분이 들었어.

현실을 보면 편해진 세상 속에서 지식수준이 높아지고, 

배움의 시간을 오래 이어온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는데 

오히려 정청만큼 순수한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관계가 드물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면서도 답답함이 몰려왔어.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머릿속에 그렇게 많은 지식들을 담으려고 아등바등 거리는 것일까? 


관계가 점점 더 살벌해지고

쉽게 부정적인 오해를 해 버리는 요즘 사회를 생각하다 보니

현실이 영화 속보다 더 '신' 세계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진심을 보인 사람에게 그 진심을 이용하는 사회가 아니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누군가에 의한 개인이 아니라 

개개인 자체로 사랑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당연한 사회가 되었으면. 

강해 보여야 하고 권력을 손에 쥐어야만 하는 사회가 아니라

그냥 나다운 삶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신세계가 되었으면. 


자성의 흔들리고 고뇌하는 마음을 읽으면서 

정청이 자성을 대하는 진심처럼

가까운 사이일수록 편하게만 대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마음을 진심으로 붙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 


영화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소재 특성상 폭력적인 모습들이 많지만,

고민하는 자성의 모습에서 현실적인 공감이 많이 되었고, 

정청과 자성의 관계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영화였어.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할게. 

그럼 안녕. 

(PS 사진출처 : 영화-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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