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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Jan 30. 2023

시:]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시로 쓰는 스무 번째 편지



쏴아 한번에 물이 받아지는 시간이 있고

똑 똑 똑 수도 없는 물방울이 모여져

오랜 기다림 끝에 물이 채워지는 시간도 있습니다.


사르르 꽃이 시들어 깜짝 놀라는 시간도 있고

진주알처럼 작은 알맹이가 활짝 핀 꽃이 되어

깜짝 놀라는 시간도 있습니다.


잠깐이라는 시간이 하염없이 길기도 하고

찰나의 순간이 하염없이 짧기도 합니다.


절대 미리 알 수 없는 시간이 전해 주는 소식

알 수 없음에 환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알 수 없음에 깊은 슬픔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봉투를 열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시간이 배달해 주는 깜짝 소식들


그 소식에 놀라 웃는 내가 될 수도

눈물짓는 내가 될 수도 있겠지만

파도처럼 희로애락을 배달해 내는 운율에 맡기고

휩쓸리지 않는 유연한 바위가 되겠다고

다짐을 해 봅니다.


마음에 잿빛 연기가 가득한 어제가 왔더라도

칙칙한 어둠을 머금은 캄캄한 오늘이 왔더라도

숨 쉬고 있는 따뜻한 온기가 감싸고 있는 동안에는

수도 없는 소식이

발을 동동거리며 줄지어 기다리고 있기에

쉽게 실망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 봅니다.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꼿꼿하게 하고

눈에 힘을 주고

나는 다시 또 다른 소식을

현재에서

설렘을 안고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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