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家에서는 사람이 나서 죽은 순간까지를 須臾之間이라고 한다.
죽음에서 다시 살아난 풀꽃, 그리고 새로 피어난 여름꽃, 오늘의 자전거 나들이는 기대 이상의 보람을 선사했다.
모처럼 4일을 쉬게 되어 벼르다가 하루는 비가 내려 방콕 했고 또 하루는 수필 동아리 모임에 동창생들과 만나는 약속이 잡혀 3일 째인 오늘에야 자전거를 타고 삼천 산책로를 찾아갈 수 있었다.
그동안 봄 가뭄에 피었던 풀꽃들이 모두 말라 없어졌다. 세상 가득, 풀이 있는 곳에는 봄 풀꽃이 지천을 이루었더니, 가뭄에 모두 말라죽어버렸다.
그러다가 비가 조금씩 여러 차례 내렸다. 비가 조금씩 내릴 때마다 풀밭을 찾아갔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 많던 작은 꽃들이 어디로 갔을까? 마음을 졸였다.
그리고 오늘 다시 자전거를 타고 삼천 산책로를 따라갔다. 그리고 마침내 길섶 풀밭 속에서 개별꽃을 만났다.
다 죽어 없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은 죽어도 살아있었다. 봄에 피었던 꽃이 씨앗을 남겨 다시 살아나 꽃을 피운 모양이다. 물만 있으면 어디서든 피는 그 강인함, 소중한 생명의 승리였다.
우주 나이 137억 년.
그 가운데 인간이 사는 100년은 도대체 얼마큼의 시간일까?
佛家에서는 사람이 나서 죽은 순간까지를 須臾之間이라고 한다. 수유라는 시간은 눈을 깜박하는 시간과 비슷한 짧은 시간이다.
그런데 이번 봄에 피어 어느새 씨앗을 내고, 그 씨앗이 발아하여 새 꽃을 피운 저들의 민첩하고 날랜 솜씨라니... 아무래도 우리는 저 작은 풀꽃에게서 배울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별꽃을 만나고 조금 더 올라가면서 사라졌던 예쁜 아이들을 여럿 만났다.
잠시 숨을 고른 작은 아이들은 풀섶에서 다시 뜨거운 여름을 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꽃마리, 별꽃, 양점나도나물, 사상자 또 아직 이름을 찾지 못한 꽃과 씨앗을 여럿 찾아냈다.
낮 더위가 30도를 넘게 올라 땀이 흐르고 무릎이 아파왔지만, 오늘의 탐사는 퍽 즐거웠고 의미가 컸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작은 꽃을 만나는 일은 내 말년의 짧은 시간을 훨씬 길게 늘려주어 날 행복하게 한다.
내일은 32도까지 오른다지만, 그래도 틈이 날 때 작은 아이들을 만나 삶의 의미를 배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