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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칸희 Oct 12. 2024

저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디렉터입니다

모두가 TV보다 스마트폰을 더 들여다보는 세상. 내 폰 안의 스타인 인플루언서들은 TV에 나오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존재가 됐다. 연예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예능이나 CF, 홈쇼핑은 물론 각종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이제 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나 소비자들과 밀접한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화장품, 생활용품, 식음료 등을 다루는 소비재 기업을 말한다.) 기업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생명줄로 여기고 있다 보니 요즘은 웬만해서는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지근거리에서 산다고 볼 수 있다. 가히 인플루언서 세상이다.


사람들에게 나를 인플루언서 디렉터 (정확히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디렉터이지만 너무 길어서 매번 커머스는 빼고 설명한다.) 로 소개하면 상대방으로부터 정말 신기하리만치 똑같은 두 개의 리액션이 나온다. '와 그거 뭐 하는 일이에요? 너무 신기하다!!' 하는 식의 인플루언서 세상에 대한 궁금증 하나. '저도 좀 인플루언서로 키워주세요!! 어떻게 하면 돼요?' 라는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질문 하나. 요약하면 인플루언서 업계 관련한 What과 How에 대한 것인데 앞서 쓴 것처럼 인플루언서의 위치가 상당히 매력적인 세상이다보니 나에게 점차 진지하게 물어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지고 있다. 질문의 농도도 그저 호기심에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실행할 것처럼 갈수록 예사롭지 않아지는 걸 보며 요즘 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진지하게 인플루언서가 된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사람들은 이 일을 직접 해본 이들만이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유를 하자면 아이돌 기획자보다 아이돌 가수들이 그들의 세계에 대해 당연히 더 잘 알테니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소리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나 또한 종종 난 이 일을 직접 해본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인플루언서들을 리딩하고 있는 걸까 하며 내가 선 자리가 신기할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지만 모든 디렉터들의 묘수는 필드를 직접 뛰지 않은 덕분에 나오게 된다. 중국 사자성어에 당국자미 방관자명(當局者迷 傍觀者明)이라는 말이 있다. 바둑을 두는 사람보다 곁에서 훈수두는 사람이 수를 더 잘 본다는 뜻인데 결국 디렉터들은 필드 위에서 긴장하지 않고 되려 즐길 수 있는 심리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포지션이기에 묘수를 고안해 내기가 유리한 것이다. 눈앞에 닥친 하나의 케이스에 갇히지 않고 전체를 조망할 수 있기에 그들은 선수들에게 개별 로드맵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존재가 된다. 모든 기획자들은 이렇듯 처한 상황이 비슷하다. 축구에도 선수만 있지 않듯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만 있지 않다. 뒤에서 그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이끌어주는 감독 즉 디렉터들이 있다. 그리고 진짜 스타의 탄생에는 디렉터들이 짜낸 기획안이 머릿돌이 될 때가 많다.


사석에서 사람들이 내 일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져올 때마다 차츰 이 업계의 디렉터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가 분명 따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 수요 또한 적지 않을 것임은 세상이 매번 내 귀에 들려주었기에 스스로도 더욱 진지하게 이 업의 가능성을 신뢰하며 나의 시각과 방법론을 정립해 갈 수 있었다.


하여 지금부터는 내가 수시로 받던 질문들에 대해 디렉터 입장에서 답변을 하는 식으로 글을 풀어가보려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전제는 이 글은 지난 4년 간 인플루언서 커머스 산업에 몸 담았던 한 사람이 이 업계를 일반인들의 자생력 가능성이라는 목표 아래 관찰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내가 집중적으로 분석했던 이들은 특별한 재능이나 선천적인 타고남을 갖지 않은 자들로 한정했다.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에서 시작해 인플루언서 반열에 오른 사람들을 살펴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딜가나 인플루언서 얘기가 들려오는 지금, 인플루언서를 본인 미래의 한 가능성으로 염두하고 있다면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제 답변을 시작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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