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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칸희 Oct 18. 2024

치솟는 몸값의 비밀, 직업으로서의 인플루언서

본분에 충실한 것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인플루언서를 정의해보기 전에 먼저 모든 직업의 공통된 성질부터 알아보면 좋겠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핵심적인 성질 딱 두 개만 인플루언서에 대입해보려 한다. 첫째, 모든 직업은 하나의 동사를 향한다. 선생님이 하는 모든 직업적 활동이 '가르치다' 라는 동사를 향해 있다면 인플루언서들의 동사는 '영향을 주다'이다. 따라서 인플루언서의 직업적 활동은 어떤 모양을 취하든 결국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일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서 둘째, 모든 직업은 돕는 대상이 있다. 선생님이 돕는 대상은 남녀노소 불문 배움이 필요한 모든 학생이라면 인플루언서가 돕는 대상은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들 즉 팬이다. 종합하면 인플루언서는 그들의 팬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일로 삼는 사람들이되 그 목적은 팬을 돕는 데 있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팬을 돕는 사람들, 인플루언서

사람들은 인플루언서라는 단어의 조합이 영어 'influence'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이 붙어 만들어졌다는 것만 보고 그들을 단순히 영향을 주는 사람 혹은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에는 영향력의 목적 혹은 방향성에 대한 관점이 빠져 있어 자칫 자기 본위적인 방향으로 사용되는 영향력으로 오인될 여지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지배를 받는 만큼 단어 하나하나의 본뜻을 제대로 파악하며 음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힘을 가진 위치인 만큼 영향력의 방향성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 지도 함께 인식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인플루언서는 '팬들을 돕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하는 직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많고 많은 직업 중에서
왜 유독 인플루언서들이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인플루언서 반열에 오르기 시작한 사람들에게서 머지 않아 보게 되는 흔한 장면이 있다. 그들의 사는 동네도 타는 차도 바뀌어가는, 부러우면서도 마치 어딘가 다른 사람이 된 듯한 모습이다. 입고 가고 마시는 모든 것들이 돈을 웬만큼 벌어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것들이다 보니 지켜보는 사람들은 인플루언서들의 수입이 꽤나 심상찮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인플루언서의 직업적 역할은 이제 대충 알겠다. 그런데 하고많은 직업 중에서 왜 유독 그들만 엄청난 돈을 벌어 들이는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란 창출한 가치의 대가이다. 인플루언서들이 상당한 돈을 버는 건 그들이 창출한 가치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 얼마나 바람직한 가치를 창출하길래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고 할 만큼 막강한 파워도 돈도 따라 붙는 것일까? 


이들이 창출하는 가치의 개념을 알면 그들이 왜 유독 큰 돈을 버는 건지 그 이유와 함께 인플루언서가 되는 방법에 대한 실마리 또한 잡아낼 수 있다. 인플루언서가 창출해내는 가치들. 이는 인플루언서 꿈나무들이 가까운 미래에 영위하게 될 일들의 전체상이기도 하다. 하나씩 파헤쳐보자.


Dall-E가 만들어 준 인플루언서.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제 생산은 어렵지 않네요!


인플루언서가 만들어내는 가치  

Concept. 1
SNS 세상의 연예인! 끌려 오게 만드는 힘


치솟는 몸값의 비밀

인플루언서는 개인이다. 그런데 한 사람을 따르는 팬의 규모가 적게는 수만, 많게는 수천 만이나 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콘서트장이라고 하는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의 공식 수용 규모가 10만 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10만은 가뿐히 뛰어넘는 팔로워의 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가치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 한 사람의 힘. 인플루언서가 인플루언서일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부터 살펴보자면 지금이 바야흐로 大 스마트폰 시대인 덕분이다. 시대를 잘 타고난 행운아라고 표현하면 알맞겠다.  


토요일 밤이면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 하나씩 들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무한도전> 본방을 사수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만 해도 TV나 라디오, 신문, 잡지 같은 레거시 미디어들이 벌어 들이는 광고 수익이 상당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는 어떻게든 장사가 되는 법이니 자기들 상품을 한 번이라도 더 홍보하는 것이 지상 최대 목표인 광고주들은 이렇게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는 핫플레이스를 절대 놓치는 법이 없다. 4대 미디어가 활황이던 당시, 연예인들의 몸값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자신들에게로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딜가나 사람들이 주목하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 그 자체이니 광고주들이 앞다투어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러나 언제나 기술의 발전으로 세상은 바뀐다. 모바일 데이터 통신 기술과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눈 깜짝할 새 만능 무적으로 진화한 스마트폰은 레거시 미디어 시대를 뉴미디어 시대로 바꾸어 놓았다. 과거 우리가 모여 앉던 TV 앞이라는 장소는 현재 특정 SNS의 한 계정으로 대체됐다. 그렇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천상천하 연예인 독존 세상에 차츰 균열이 가더니 이제 그 자리에 인플루언서들이 하나 둘 대두하기 시작했다. SNS 세상의 연예인,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종족이 나타난 것이다.


인플루언서들은 활동 무대가 SNS일뿐 실질적 역할은 과거의 연예인과 비슷하다. 다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힘(=트래픽)의 원천이 어디서 비롯되는 지에 따라 선택받은 자들의 리그 같은 경향이 강했던 연예계와 달리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들에게도 등용문이 열려 있는 세계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어느 시대든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인기(人氣)' 있는 사람들은 큰 돈 역시 끌어 당기는 법이다.


대한민국 스마트폰 보급율이 이미 2017년에 85%를 넘었다고 한다. 오천 만 국민 대다수가 이제는 TV보다 스마트폰을 보려고 한다. 모두들 SNS를 또 하나의 현실로 인식하는 세상이라면 광고주들은 사냥감을 찾아 어디로 향할까? 수많은 볼거리가 넘치는 콘텐츠 홍수 같은 세상 속에서 굳이 내 채널로 오게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능력이고 재능이다. 그러니 이 어려운 것을 해내는 인플루언서들의 몸값이 과거의 연예인 마냥 하늘로 치솟는 것이다.


인플루언서가 되면 해야 할 일. 1
끌려 오게 만들기 (= 트래픽 유발 능력)

인플루언서는 사람들을 자기 채널로 끌려 오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다. SNS에서의 인기는 조회수, 방문자 수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는 '트래픽' 개념으로 측정된다. 불러주는 곳이 많아 행복한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브랜드들의 니즈, 즉 대중들의 관심이 쏠리는 핫플레이스가 돼야 한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같은 돈을 투자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도달을 만들어 내는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하고싶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선정적인 방식이 될 수도 아주 건전한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소위 어그로라고 말하는 방식이더라도 트래픽을 유발할 수 있다면 세상은 인플루언서라고 부르기는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정도 선한 영향력도 발휘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서는 트래픽을 유발하는 매개 자체에도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을 매개 삼아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뒤에서 차차 소개하겠다. 여기서는 일단 끌려 오게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만 기억하자.



인플루언서가 만들어내는 가치  

Concept. 2

색깔 확실한 Hub, 고유성


제가 원하는 거 볼게요

생각해보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콘텐츠 소비 방식은 일방적이었다. 과거 레거시 미디어는 방송 프로그램 편성도 광고도 모든 게 다 누군가 미리 세팅해 놓은 값에 따라 흘려 보내는 것을 그저 바라보는 식이었다. TV는 바보상자라는 말이 왜 나왔는 지 알 수 있는 구조다. 반면 뉴미디어는 쌍방향이다. 더 이상 정해진 시간표에 내 일정을 꾸역꾸역 짜맞추지 않아도 된다. 내 손 안의 디바이스로 무엇이든 내가 주체가 되어 선택하고 참여한다. 유일한 기준은 나의 취향, 나의 선호이다. 모든 게 맞춤형이자 온디맨드 방식이다.


싫으면 아예 상종도 안 해도 되고 좋으면 계속 파고 파고 또 팔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구조가 이렇다 보니 뉴미디어 시대는 끼리끼리일 수밖에 없다. 뭉친 것들은 계속해서 뭉치고 한 번도 뭉쳐보지 않은 것들은 영영 뭉칠 일이 없다. 양극단의 연속, 세력의 고착화. 원하는 모든 것을 향유할 권리를 갖되 그에 따른 책임도 각자 짊어지는 완전 자율의 시대다. 이러한 뉴미디어 시대에 인플루언서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색깔 확실한 자석, 인플루언서

앞서 인플루언서들은 끌려 오게 만드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했다. 뭔가 유인하는 행위를 잘 하는 거라면 유인해 데려오는 지점까지 있을 때 마땅히 행위의 의미가 성립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 인스타, 틱톡... 수많은 유저를 보유한 SNS 플랫폼에서 우리가 탑급 인플루언서라고 하는 사람들을 한 번 떠올려보자. 엊그제는 예능에 나온 레시피를 알려주더니 갑자기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보여주다가 오늘은 캠핑 용품을 리뷰하는 사람이 있던가? 자신의 다채로운 일상을 보여주느라 앵글이 다양할 수 밖에 없는 브이로그형 인플루언서는 논외로 하면 주제가 잡종인 인플루언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한 주제에서 크게 성장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연관 주제로 확장한 경우는 있어도 처음부터 이 주제 저 주제 다 다루면서 탑급 인플루언서가 되는 일은 없다인플루언서의 파워는 고유한 하나의 자성, 그 세기가 얼마나 강력한 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뭉치는 SNS 세상에서 인플루언서는 본인을 중심으로 하나의 집단이 형성될 수 있도록 아주 강력한 자석이 되어야 한다.


자기 스타일 대로 유영하는 각자도생 SNS. 이 공간에서 마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철가루 같은 유저들은 달라 붙을 자석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주제나 분야의 대표격으로 우뚝 선 자석과 같은 인플루언서들은 그와 취향, 선호가 동일한 사람들이 와서 달라 붙을 수 있도록 확실한 자성을 띠고 있어야 한다. 철가루들을 뭉텅이로 데려오는 지점이 인플루언서의 고유성이라는 지점일 때 비로소 끌려 오게 만드는 행위는 의미를 갖는다.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Hub, 독보적 고유성

자기 상품을 홍보해야 하는 브랜드든 내 스타일의 볼거리를 찾는 유저든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과 주파수가 맞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공간을 필요로 한다. 이 공간이 바로 인플루언서의 고유성이 드러나는 지점으로, 일종의 Hub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아주 비싼 시장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팔로워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를 통해 동종 준거집단을 만들어낸다. 이는 팔로워들 입장에서 그들이 정보를 선택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토대로서의 기능 또한 수행한다는 의미이므로 인플루언서의 고유성은 팔로워들에게 일종의 필터라고도 할 수 있겠다. 


끼리끼리 현상이 점점 도드라지는 SNS. 여기서 발견하는 즉시 달라 붙고 싶은 자석이 되려면 가전 하면 LG, 홍삼 하면 정관장이 딱 떠오르는 것처럼 어떤 주제나 분야의 대표격이 되어 있으면 유리하다. 사람들은 상징, 아이콘, 뮤즈 같은 존재들에게로 편파적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브랜딩 전략 중 'TOM 전략'이라는 것이 있다. Top Of Mind의 약자로 방금 언급한 브랜드들처럼 특정 카테고리에서 소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나 제품이 되게 만드는 전략이다. 인플루언서가 한 분야의 TOM 브랜드처럼 자리 잡는다면 그 인플루언서는 아주 파워풀한 Hub의 주인이 된다. 해당 분야의 브랜드는 물론 정보를 찾는 사람들까지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 위치에 오르면 인플루언서는 팬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그 영향력은 인플루언서로서 본분을 다하는 데 있어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직업인 인플루언서에게 이보다 더 적합한 상황이 있을까? 


인플루언서가 되면 해야 할 일. 2
고유성 만들기 (=확실한 자력 만들기)

크리에이터, 콘텐츠 창작자로도 불리는 인플루언서는 명칭에서 드러나듯 콘텐츠 생산이 본업이다. 직접 만든 콘텐츠가 모든 활동의 매개가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계속해서 콘텐츠를 생산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단, 인플루언서로서 창출하는 두번 째 경제적 가치, 즉 Hub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만들 때 다음과 같은 점을 꼭 명심하자. 하나의 주제 위에서 콘텐츠를 만들되 아주 확실한 고유성을 띠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직업으로서의 인플루언서

지금 시작하는 인플루언서들은 당연히 후발주자다. 마음도 급하고 자기 가능성에 대해 자신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의 직업 본분에 의거한 활동만 제대로 해 나갈 수 있다면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은 정말이지 시간 문제다. 제 아무리 탑급 인플루언서라도 그들의 직업적 본분을 잊는다면 추락은 예정된 수순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기초부터 탄탄하게 뿌리부터 잘 다져보자. 본분에 충실한 사람은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사실을 믿자. 충실하지 못한 자들에게 영원한 상급이란 없다. 인플루언서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 지 알았으니 당신은 이제 직업 본분에 맞춰 충실히 활동할 사명감만 갖추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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