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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an KIM Mar 04. 2018

[ESC] (14) 꿈같은 주말

꿈같은 주말이었다. 아내가 연주하는 우쿨렐레를 들으며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어제 토요일은 오전 내내 기다려 김코코 초음파를 봤다. 지난 수요일 검진에서 아기집이 하나 더 보여 ‘또또’라는 이름을 붙여줬던 물체는 물주머니로 밝혀졌다. 쌍둥이라고 걱정하면서도 내심 기대하던 아내는 약간 섭섭한 표정이었다.

근처 남천동 최고의 중식당 '미미루'에서 멘보샤와 사천짜장을 먹었다. 대연동 클래식감상 까페 '필하모니'에 들러 Yundi Li가 멋있게 연주하는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를 들었다. 맛와 멋에 아내의 표정이 많이 풀어졌다.

저녁은 아내가 차렸다. 소불고기와 김치찌개, 날김치, 콩자반과  밥. 주말 저녁의 소박하고 배부른 식사. 소파에 누워 영화 ‘피아니스트’를 보았다. 주인공 스필만이 어떻게든 찾아먹으며 살아남는 내용이었다. 역시 먹어야 산다. 배불리 먹으면 그게 행복이다.

꿈같은 주말이었다. 맛과 멋과 포만감과 행복이었다. 나와 아내와 김코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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