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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an KIM Jan 30. 2018

[ESC] (13) 대통령의 글쓰기 - 강원국 著

메시지 전달의 기본원리를 탐구해보자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를 읽었다. 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메시지 전달에 관하여 치열하게 고민한 지점들을 풍부한 예화와 함께 재미있게 소개한 책이었다. KHAN KIM 본인 마음대로 정리하면서 내 의견도 덕지덕지 덧붙였다. 직접 책을 읽으면서 또 책과 비교해보자. 두 대통령들의 고민과 숨결을 느껴보도록 하자.


독서와 글쓰기


책을 읽지 않으면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

독서의 완결이란, 읽은 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데까지다.



글의 독자와 목적


글을 쓸 때에는 그 글을 읽을 사람이 누구인지, 그들이 무슨 얘기를 기대하는지 의식해야 한다.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목적을 고려하여 글의 기조를 잘 잡아야 한다.


글의 주제와 구성


글쓰기의 세 가지 원칙

가급적 한 가지 주제만 다루고, 같은 메시지는 한 곳으로 응집력 있게 몰아라. 거창한 것을 써야 한다는 조바심을 버리고 진정성을 가지고 담백해지자. 앞에 나왔던 내용이 뒤에 또 나오거나, 이곳저곳에 분산되면 힘도 약해질 뿐만 아니라 혼란스러워진다.

할 얘기,‘주제’를 분명하게 정해라.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되물어라. 이 글을 읽은 사람의 머릿속에 어떤 말 한 마디를 남기고 싶은가.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다.

글의 구조가 분명하게 서 있어야 하고, 문장이 군더더기 없이 명료해야 한다.


핵심 메시지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아야 한다.

자신이 잘 알고 열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나만의 홈그라운드에 끌어들여서, 자신만의 시각을 보여주는 참신하고 독창적인 얘기를 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

듣는 사람이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어야 한다. 상대방이 관심 없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용은 얘기해봤자 전달이 어렵다.

나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그 무엇이다. 바로 그것이 나의 핵심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자기 콘텐츠

자기 콘텐츠가 있어야 핵심 메시지가 나온다. 자기 콘텐츠는 이렇게 만든다.

글쓰기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험과 생각, 이것이 콘텐츠다. 자기 인생에서 길어올린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독서를 하든, 주의깊은 관찰로 남의 것을 훔치든, 삶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하든 그 과정에서 자기를 잘 들여다보면 생각이 만들어진다. 이 생각들이 모이면 자기 콘텐츠가 된다.

자기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을 생각했을 때 특정 콘텐츠가 떠오르면 대성공이다. 자기 콘텐츠는, (1) 내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 (2)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 (3) 이슈가 되거나 남들이 흥미로워하는 분야여야 한다.


생각의 숙성

김 대통령과 노 대통령은 독서를 하고 산책을 하며 늘 멀리 보고 깊이 생각했다. 모든 사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와 주장이 있었다.

자신이 써야 할 글이 정해지면 그 글의 주제에 당분간은 흠뻑 빠져 있어야 한다. 빠져 있는 기간이 길수록 좋은 글이 나올 확률이 높다. 글도 와인처럼 생각의 숙성 기간이 필요하다. 때로는 며칠씩 묵혀두고 다른 일을 할 필요도 있다. 그러다 보면 문득 떠오른다. 바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붙잡으면 된다.

사소한 메모는 총명한 머리보다 낫다(鈍筆勝聰). 메모하는 시간은 생각을 정리하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시간이다.

창조적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영감이나 직관과는 다르다. 죽을 힘을 다해 몰입해야 나오는 것이 창조력이다. 창조력은 열정과 고민의 산물이며, 뭔가를 개선하고 바꿔보려는 문제의식의 결과물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집중하고 몰입해야 한다. 절박해야 한다.


글의 구성

백지에 명제들을 툭툭 던져놓고 명제와 명제 사이의 공간을 채워가는 식으로 얼개를 짜고, 얼개 안에서 총론과 각론, 각론과 각론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입체적 구조의 글을 써라.

중요한 것은 앞에 배치해라. 사람들은 뒤를 잘 안 본다. 사례는 많이 들어도 상관없다.

“무슨 말을 할지 예고하고, 생생한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말한 것을 중간에 요약해주고, 강력한 매듭을 지어주면 성공입니다”


문단과 문장의 구성


문단의 구성

한 단락은 논리성, 통일성, 완결성을 갖춰야 한다. 논리성은 문장과 문장이 동떨어지지 않고 서로 설득력 있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통일성은 한 단락 안에서 다루는 주제가 하나여야 한다는 것이고, 완결성은 하나의 주제를 시작했으면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들을 서술하여 확실한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장의 구성

독자나 청중은 긴 글이나 장황한 말 속에서 한 단어, 한 문장만 기억한다. 한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써라.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다. K.I.S.S(keep it simple short).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다. 수식어는 최대한 줄여라. 진정성을 해칠 수 있다.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을 이긴다.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말하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하는 데는 내공이 필요하다.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생각하라. 단순하고 명확한 문장을 구사하려면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본질을 통찰해야 한다.

글에는 자기만의 리듬이 있다. 음악의 리듬을 타듯이 툭툭 치고 가다 길게 가고, 다시 짧게 가는 것이 글의 리듬이다. 자기 글의 리듬은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으면서 귀로 들어봐야 알 수 있다. 소리 내서 읽어보자. 리듬이 안 맞으면 왠지 어색하다. 어색하게 들리는 글은 읽기도 어렵다.


글의 퇴고


모든 초고는 걸레다. 초고는 발제 정도에 그치고, 그때부터가 본격적인 글쓰기 시작이다. 고수일수록 퇴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글이 나갈 때까지 계속 고친다.

잠시 묵혀둬라. 자기 글에서 빠져나와 객관적인 입장으로 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잠시 묵혔다가 남의 글 보듯 이리저리 뜯어봐라. 분명 허점이 속속 보인다.

소리 내어 읽어라. 운율이 맞는 글이 잘 읽힌다. 어색한 부분은 읽으면서 걸린다.

다른 사람에게 내보여라.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

문장의 주요요소가 빠진 점은 없는지, 정보가 불필요하게 반복되지는 않는지, 두 문장으로 나누어야 할지 아니면 한 문장으로 합쳐야 할지, 문장 간의 흐름은 자연스러운지, 문단의 시작부터 끝까지 논리 전개에 부족은 없는지, 글 속으로 의도가 없이 흘러들어간 군더더기는 없는지 이리 깎고 저리 깎아라.


참고문헌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메디치미디어(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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