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뇽의 49재 (아사히나 아키, 2024)
공감은 이해에서 비롯되는 만큼 지식이 필요로 한다.
의사 출신인 작가 아사히나 아키는 특수 발생에 대한 지식으로 이들의 삶에 스며들었다.
태아 내 태아, 큰아버지 몸에서 1년간 자란 아버지.
완전 결합 쌍둥이, 몸의 좌우가 정확히 반쪽 씩 붙어 태어난 주인공 안과 슌.
낮은 확률의 의학 사례를 부녀 사이로 엮은 이 소설은 각기 다른 특수 발생간의 유대와 고민을 다룬다. 작가는 그들의 몸과 마음을 통합해 인간 정신 발생의 본질을 철학적이고 의학적으로 탐구하며 ’ 개인‘의 경계를 육체적, 영적으로 짚어나간다.
개인과 세계를 분리하는 건 육체와 정신이다. 본디 나만의 영역으로 생각되는 몸과 생각이 안과 슌에게는 공유되므로 그들에게 완벽히 개인적인 공간은 없다.
상대의 생각이 나에게 스며드는 정신세계. 내 의지 없이도 움직여지는 몸. 그럼에도 그들은 개인이고 자아가 있다. 무엇이 그들을 개인으로 남게 해 주는 걸까?
흑과 백이 서로의 몸 안에 공존하며 구를 이루는 음과 양. 조화를 상징하는 이 문양이 어째서 그들에겐 서로를 먹으려 빙빙 도는 도마뱀들로 보였을까?
49재를 끝으로 사자는 영면에 들고 산자들은 삶으로 돌아갈 때, 경계에 놓여 사는 안과 슌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모든 여정에는 일상적이고 담백한 온기가 있다.
책이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창구라고 한다면, 이 책은 다른 육체를 경험하게 한다. 육체는 정신을 담는 그릇이기에 나의 생각도 책을 읽는 동안 다른 모양이 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