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는 울었다 ( 제작사 예풍, 2025)
창작을 통해 가려진 것을 드러내어 되살리는 데에는 여러 목적과 의미가 있다.
특히 가려진 부분이 은폐된 시대의 환부라면 그 상처를 현대에 맞대어봄으로써 지금 우리에겐 이런 상처가 없는지를 바라볼 수 있겠다.
창작 뮤지컬 [사형수는 울었다]는 2024년 초연 후, 올해 다시 한번 그 의미를 갖기 위해 재연된다.
언론을 통해 '무등산 타잔'으로 보도된 청년 박흥숙의 실화 모티브로 창작된 해당 극은 최근 그 진상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며 이제는 많은 이들로부터 억울함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하나의 짧은 실화 단막극으로 소개됨을 넘어, 제작사 예풍은 그의 이야기를 내밀한 감정으로 노래하며 되살린다.
일어난 '사실'과 주목된 '사건'의 차이는 언론과 다큐멘터리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이다.
박흥숙의 이야기에는 옛 군부정권이 인간성과 사건을 짓누르는 배경이 있고 이는 현대에도 형태와 주체를 달리할 뿐 세계 속에서 여전히 작동 중이다. 모든 이야기는 서술의 각도가 진실을 조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전해 들을 때에야 말로, 화자의 시선을 벗어나 사건을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차가운 이성과 따듯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뮤지컬이라는 독특한 매체를 선택한 것은 제작사 예풍의 세심하고 영리한 판단이다. 이 이야기는 그가 살아가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하고, '무등산 타잔'이라는 단어로 은밀하게 굳어진 인식을 노래라는 감각적 형태로 녹여줄 것이다. 극을 통해 우리는 녹아진 마음으로 경계 없이 사건을 재구성해 각자의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조직과 권력이 가리려 했던 모습을 되살려내는 게 그에게 어떤 위로가 될지, 다가오는 공연을 기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