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서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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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어디론가 떠나고 없었다
서울, 종로 3가
황량한 거리에서는
어디에선가 불어온 낯 선 바람들만이
서성대면서 서걱서걱 거리며
머물고 있다
강(江)은 어디로 간 것일까
바다로
아니면 실종된 것일까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그대와 나 사이에 머물던
그 강은
사람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일상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소중한 강을 분실하였는데도
그 어느 누구도 거기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아.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우리의
무기력과 무관심 사이를 헤쳐
홀로 저 멀리 바다의 섬으로 간 것일까
서울 종로 3가
그 강(江)을 끝내 찾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