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강이 되지 못하냐
- 방훈
.
.
.
.
.
우리는 왜 강(江)을 닮지 못하냐
황톳길 자갈길
고난의 세월을 흐르고 흘러
흘러온 시련만큼
스스로 깊어져
결국에는 하나 되는
우리는
왜 강(江)이 되지 못하냐
모두들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어떤 희망도
꿈 꿀 수 없고
더 이상 어디도
갈 곳이 없다고들 하지만
흐르고 흘러 가
슬픔보다도
더 단단하게
절망보다도
더 깊게
하나의 바다가 되는
하나의 의식이 되는
강(江)이 되지 못하느냐
그 해,
그 겨울
새벽바다에서
험한 길을 가며
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