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복받치는 날에는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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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그대여
슬픔이 복받치는 날에는
새벽 강변으로
세상의 미련 훌훌 털어 버리고
오라 그대여
노동에 지치고,
생활에 지치고,
사랑에 지친 날들을
한 동안 생각하지 말고
오라 그대여
우리가 어떻게 슬픔을 모아
인생의 길을 걸어 왔는지
삶의 그림자를 밟으며
우리네 슬픔 버리면서
오라 그대여
세상으로부터 배반당했다고 느끼는 그대여
어둠이 거치는 시간
그 시간을 따라
그대를 확인하면서
오라 그대여
우리가 어떻게 그 모진 고통을 이기고
바다로 흘러가는지를
그리하여
다시 살아나는
우리네 인생을 보러
오라 그대여
새벽 강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