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훈 Mar 26. 2018

그 해 가을날 코스모스 핀  

그 해 가을날 코스모스 핀

- 방훈

.

.

.

.

.

그대 그대는

그 해 가을날 코스모스 핀 긴 길을 따라 떠났습니다


향기로운 당신에 대한 나의 은밀한 감정은

메마른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는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였습니다

지쳐서 쓰러진 나에게

따스한 손 내밀어 나를 일으켜 세우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대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세월의 목선은 강의 급류를 따라 흐르고

시간의 가슴과 가슴을 항해한 지금

그대에게 편지 한 장 보내지 못 하고

그대 소식 한 번 못 들었지만

이 절망의 땅에서

아득한 벼랑의 끝에서

그대가 가져다줄 희망을 기다립니다

그대는 희망입니다


그대 그대는

그 해 가을날 코스모스 핀 긴 길을 따라 떠났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리운 그대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