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훈
나 이렇게 살다가
죽어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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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죽어버려라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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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렇게 슬픈 세상일지라도
살아갈 날들을 아끼기에
앞으로도 나 살다가 죽어버려라
비록 삶은 늘 비참하게 했지만
세상을 사랑하기에
앞으로도 나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비록 그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시(詩)를 좋아했기에
앞으로도 시를 쓰다가 죽어버려라
비록 꿈을 포기하게 하고 절망했다하더라도
내 절망은 삶의 부분이기에
앞으로도 나 절망하다가 죽어버려라
비록 어디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면서 살았지만
그것이 내 삶의 바탕이었기에
앞으로도 나 방황하다가 죽어버려라
비록 바보처럼 산다고 말들 하지만
그것이 내 마음이었기에
앞으로도 나 바보처럼 살다가 죽어버려라
나 이렇게 살다가 죽어버리리라
어느 시인의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이 글을 쓰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혀 순식간에 부족한 시 한편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