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훈 May 10. 2018

슬픈 나의 초상(肖像)

- 방훈 

슬픈 나의 초상(肖像)

- 방훈

.

.

.

.

.

말하기가 두렵다

내 빈약한 가슴에

점액질의 문신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듯

가난의 흔적 속에서 살아 오르는

타락의 말들…… 


두려움은 다른 새로운 두려움을 잉태하듯

자본에 대한 한번 비굴함이 

두려움과 함께 새로운 비굴로 

살아 오르고 있다


싸늘한 공기 속에서

조금이라도 편하기 위해

한 가닥 실오라기 같은 양심이 죽고

양심의 언어들이 

몇 푼의 지폐들로 바뀌어 

은행통장의 초라한 숫자로 

매장된다


아침이 되어 

해는 떠오르지만 

정작 

아침은 오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슬픔으로 詩가 떨어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